"민주주의 체제하의 정당이 만장일치… 어처구니가 없다""그냥 박수추대하라" "당명에서 '민주' 빼라" 비아냥 글 줄이어한 당원, 책 '굿바이 이재명' 그림 올리며 "위인전" 조롱민주당 관계자 "문제없는 방식이 어디 있나… 고육지책"
  • ▲ 12일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책 '굿바이 이재명' 그림. 이 당원은
    ▲ 12일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책 '굿바이 이재명' 그림. 이 당원은 "민주당이 이재명당으로 태어나기 위한 위인전을 소개한다"고 썼다. 민주당 권리당원게시판 캡처.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원내대표를 '다수결' 선거가 아닌 교황 선출 방식으로 뽑겠다고 하자 당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친 이재명계 인사를 원내대표 자리에 앉히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에서 나온 지적으로 보인다.

    12일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원내대표 왜 선거로 안 뽑죠? 웬 교황선출 방식?'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입후보 과정에서 경쟁하고 자질 평가를 해야지"라며 "교황선출방식ㅋㅋㅋ 망할 때가 됐구나"라고 했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전날인 11일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후임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 "교황 선출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황을 선출하는 방식인 '콘클라베'는 카톨릭에서 추기경이 익명의 투표를 반복해 만장일치로 교황을 선출하는 선거 방식을 뜻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교황 선출 방식을 조롱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 당원은 "이재명이 픽한 쓰레기 될 때까지 만장일치 나와야 하냐?"며 "니들 민주주의 체제하의 정당이다. 만장일치ㅋㅋㅋ 어처구니가 없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당원은 "그냥 박수 추대나 하세요"라며 "그게 만장일치 나오기 더 쉽겠네"라고 꼬집었다. 박수 추대는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최고 지도자가 새로운 직함을 가지려 할 때 표결이 아니라 박수로 '추대'하는 것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당원은 투표용지를 태워 나오는 연기로 외부에 결과를 알리는 콘클라베 방식을 빗대어 "후보자를 태워보고 검은 연기 나오면 부결시키고 흰 연기 나오면 가결시키는 거 추천한다"고 조롱했다.

    또 "반민주적인 현 민주당에 딱 맞는 방식", "창피하니까 당명에서 '민주' 두글자 떼라", "콘클라베는 그냥 지들 멋대로 하고싶다고 선언하는 것", "해괴망측하다"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이재명 전 대선 후보를 비토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한 당원은 책 '굿바이 이재명' 그림을 올리면서 "민주당이 이재명당으로 새롭게 태어나기위한 위인전을 소개한다"며 "민주당 입당은 이 책을 읽고 100자 내외의 감상문을 적고, 기존당원의 검열을 받아 박수 세번 이상 받는 것으로 하라. 그것이 민주당식 콘클라베"라고 조롱했다.

    다른 당원은 "'콘클라베' 선출 방식을 비판하며 "왜 남탓을 하나. 졌으면 못난걸 인정하고 깔끔하게 떠나야지"라며 "박수로 추대한 당 아니랄까봐 후보의 자숙기간이 겨우 반나절. 곧바로 상임고문행"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12일 통화에서 당원 게시판의 반대 여론에 "그런 부분들은 지도부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면서 보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콘클라베 방식에 대해 "문제가 없는 방식이 어디 있나, 지금 선거를 패배한 상황에서 고육지책으로 꺼내 놓은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