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정영학과 통화서 "50억 빌라 사드리겠다"…조선일보 "A대법관, 2021년 5월까지 행정처장검찰 "로비 의혹은 아직 수사 중"… 해당 대법관 "김만배 만난 적 없고 모르는 사이"
  •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강민석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강민석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던, '정영학 녹취록' 속의 '그 분' 정체가 당시 현직 대법관이라고 한국일보와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그 분'과 관련된 녹취록 내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만배, 정영학과 통화서 "그 분이 다 해서…50억 만들어서 빌라 사드릴 것"

    조선일보·한국일보가 추가로 입수했다는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2021년 2월 4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는 A대법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이때 김만배 씨는 50억원을 마련해 A대법관에게 빌라를 제공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녹취록에서 김씨는 정 회계사에게 A대법관을 언급하며 "저분은 재판에서 처장을 했었고, 처장이 재판부에 넣는 게 없거든, 그분이 다 해서…내가 원래 50억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드리겠습니다"고 말했다.

    이에 정씨는 "그런데 형님이, 아니 뭐 그거 아무도 모릅니다"라고 하자 김씨는 "아무도 모르지. 그래서 그분 따님이 (빌라에) 살어. 응? 계속 그렇게 되는 거지. 형(김만배)이 사는 걸로 하고. 이한성(천화동인 1호) 대표한테도 물어보고"라고 했다. A대법관 자녀가 자신의 명의로 계약한 빌라에 거주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정씨가 "물어볼 생각도 없습니다. 저는 그 선이 있습니다. 제가 뭘 할 때"라고 하자 김씨는 "그럼. 왜냐면 약속은 다 지켜야 되는 거야. 그래야지"라고 답했다.

    조선일보 "A대법관, 2019년 1월~2021년 5월 법원행정처장 맡아"

    조선일보에 따르면, A대법관은 해당 대화가 이뤄진 시기인 2019년 1월~2021년 5월 법원행정처장을 맡은 인물로 알려졌다. 참고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때가 2020년 7월이다. 대법관 중 한 명인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 판결에 참여하진 않지만 대법관 회의에서 상당한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

    해당 녹취록에는 검찰이 직접 A대법관 이름을 메모한 흔적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로비 의혹은 아직 수사 중"이라고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대법관 "김만배와는 모르는 사이"…여당 "그분 실체 드러났다. 윤석열 후보 사과해야"


    신문들에 따르면, A대법관은 언론들과의 통화에서 "(그 분 의혹은)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라며 "딸 셋이 있는데 아무도 그 집에 살지 않았고, 관련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김만배 씨는 만난 적도 없고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라며 녹취록이 자신의 이름이 등장한 것에 대해서도 "그걸 누가 그렇게 했는지 아주 황당하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정치권에서 이 녹취록 내용이 알려져 김만배씨가 A대법관 딸에게 판교 소재 초호화 타운하우스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인 적이 있다. 실제 김만배씨는 2019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소재 최고급 타운하우스를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1호 명의로 계약했다. 김만배씨는 당시 "해당 타운하우스는 나의 개인 집으로, 비용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과장된 발언을 한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정했다.

    한편 해당 보도가 나오자 여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국민의힘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8일 서면 브리핑에서 "'그분'의 실체가 드러났다. 국민의힘과 윤 후보가 그렇게 이 후보에 대해 덧씌우려 했던 의혹은 말끔하게 해소됐다"면서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사과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