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담판' 제안하자… 안철수 "여론조사로 단일화하자" 사실상 거부국민의힘 "지방선거와 대선은 다른 싸움… 역선택, 본선 표심 왜곡" 우려홍준표 "단일화 해야 하지만… 국민경선으로 단일화 제안 늦었다" 부정적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야권 단일화 방식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의 '담판' 제의를 사실상 거부하고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하면서다.

    국민의힘 "단일화 환영… 국민경선 방식은 우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 회의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질 소모적 논쟁이야말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라고 경계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단일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던 안 후보가 돌연 방침을 선회한 것에는 반색했다. 그러나 안 후보가 제안하는 '국민경선 방식'에는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역선택'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권 본부장은 "정권교체, 압도적 승리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수용해 용기 있는 결단을 해 주신 안 후보께 우선 감사를 표한다"면서도 "단일화 방식에 있어서 안 후보 제안에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왜 안철수만 '결단'해야 하나"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이 '담판식' 단일화에 무게를 싣고 '결단'을 요구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견해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전화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안 후보의 '용기 있는 결단'을 요구하는 것에 "결단은 매일 안 후보만 해야 하는 것인가. (국민의힘은) 하면 안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 본부장은 "기본적으로 가진 것이 많은 데서 하는 것이 결단이다. 안 후보가 정치를 10년 하면서 기성 정당들이 안 후보에게서만 뺏어먹고 뜯어먹으려 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이 여론조사 방식의 '역선택' 가능성을 거론한 것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국민의힘이 쓰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번 서울시장 단일후보 경선할 때도 그쪽에서 원하던 방식을 저희가 수용했고, 거기서 안 후보가 오세훈 당시 후보에게 졌다. 안 후보가 진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는 것이 국민의힘의 방식"이라며 "자기들 방식대로 하자는데, 거기에 대해 다른 조건을 단다는 것이 상식에 맞느냐"고 지적했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국민의힘에 여론조사 단일화 제안으로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가)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과 이견을 좁혀나갈 의사가 전혀 없다. 마지막 제안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여론조사 방식은 금메달 빼앗기"

    그러나 국민의힘은 지난해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와 대통령선거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견해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역 선거하고 전국 단위의 국가 지도자를 뽑는 거하고는 좀 다르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가 "지엽적이었다"면, 이번 대선의 경우는 "확연한 진영 간 싸움"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여론조사 방식도 조금은 변형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 전화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 결정 당시를 돌이켜보면 안철수 후보께서는 야권 후보가 단일화되면 자신은 대선후보로 출마하지 않겠다, 대통령후보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셨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경선 방식을 말씀하실 때는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않으셨어야 됐다"고 짚었다.

    "대선은 워낙 진영 대결 논리가 강하다"고 전제한 김 최고위원은 "야권 단일 후보로 누가 적합하냐고 물을 때는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자신의 지지율이 거의 그대로 유지되는 데 비해 안철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자와 안 후보 지지자가 합산되어서 표시가 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본선 경쟁력이나 본선에서 얻을 득표 가능성이 훨씬 왜곡되고, 국민들이 바라는 후보 선출 방식과는 거리가 먼 방식이 된다"며 거듭 '역선택'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 최고위원은 "여론조사 대부분은 거의 순위가 정해져 있다. 1위는 윤석열, 2위는 이재명, 3위는 안철수, 4위 심상정"이라면서 "야권후보 선정 방식으로 별도로 여론조사해서 결정하자는 것은 순위 조작에 의해 금메달 빼앗아가는 동계올림픽의 모습처럼 비춰질 가능성이 있어서 국민들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를 두고 "당연히 해야 한다"고 했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안 후보의 '국민경선 단일화' 제안과 관련한 질문에 "늦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