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이 80%까지 대출… 편법대출에 현지 생산 조건""文의 공로… '빈손 전략'없었으면 불리한 계약 했을 것" 청와대는 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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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병대 연평부대가 지난 2020년 6월 25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에서 가진 서북도서 순환훈련에서 K9 자주포와 K1E1 전차를 기동하는 모습.ⓒ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중동 순방 시 결실을 맺지 못한 K9 자주포 이집트 수출 계약이 지난 1일 성사된 것을 놓고 청와대는 '자화자찬'을 했지만, 업계는 "이례적"이라는 상반된 반응을 내놓았다.이번 수출이 단일기업 무기수출 계약으로는 역대 최고액수인 2조원 대 인데다 아프리카 국가에 처음으로 무기를 수출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는 계약인 것은 분명하지만, 한국수출입은행이 이집트 측에 돈을 빌려주고 맺은 계약이기 때문이다.앞서 LIGS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등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중거리 요격체계 천궁-Ⅱ 수출과 관련 약 4조원의 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다.청와대는 K9 이집트 수출 계약과 관련 '빈손 귀국' 비판을 감내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기 때문에 이같은 계약이 성사된 것이라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방산 업계 일각에선 "수출입은행이 이집트에 돈을 대여해 이루어진 계약"이라며 '대출편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대출이 없었다면 수출로 이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의미다.지난 1일 방위사업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화디펜스의 노력과 범정부 협업, 특히 강은호 방사청장의 헌신으로 이뤄낸 팀코리아의 성과"라고 자평한 바 있다.이와 관련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일 페이스북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라는 제목을 글을 올리면서 "대통령은 기업의 손해보다 차라리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을 택한 것"이라며 "대통령은 이집트 방문 기간 수출 협상에 임한 강은호 방위업사청장에게 '성과를 내려고 무리하게 협상에 임하지 말고, 건전하게 협상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박 수석은 "대통령의 지시가 없었다면 방문 중 계약은 쉽게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었다"면서도 "물론 성과를 위해 기업은 훨씬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어 그는 "대통령 귀국 후에도 현지에 남아 실무 협의를 계속한 기업,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다음 날 다시 사막으로 날아간 강 청장 등 정부와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며 끝까지 협상력을 지켜 준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썼다.하지만 한화디펜스는 K9 수출 대금 중 상당액을 이집트 정부가 아닌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받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최종 계약성사까지 10년 이상 걸린 사업을 두고, 우리 측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이 최대 한도로 대출해 준데다 현지 생산까지 병행하는 등 수입국에 매우 유리한 무기 수출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업계에선 이집트가 이번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출입대금의 80% 정도까지 대출한 것으로 보고있다.정부와 한화디펜스는 수출입은행의 대출 규모와 이자율, 상환 방법 등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방사청은 "양국의 외교적 관계와 업체 영업기밀이라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이번 계약은 수출과 현지 생산으로 양국이 윈윈하는 결과이며, 무기 수출 시 수출입은행의 자금 대출은 과거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이와 관련 박수현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제는 수출 상대국의 조건과 요구가 산업협력과 기술이전, 그리고 금융지원까지 다양하고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정부가 범부처 차원에서 기업을 뒷받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한편 우리 정부는 지난 1991년 구 소련에 수교 대가롤 빌려준 14억7000달러를 소련 붕괴 후 러시아에게서 무기로 돌려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가 한국형 전투기 KF-21 공동 개발에 참여하면서 미룬 분담금 중 30%인 약 4500억원을 현물로 받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