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지난해 1월 당 대회서 핵탄두 다종화, 전술핵무기 개발과 함께 ‘정찰위성 확보’ 강조 국정원 지목 동창리 시험장의 북한 명칭은 ‘서해위성발사장’…2019년 12월 로켓엔진 시험도
  • ▲ 2017년 3월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서 실시한 신형 로켓엔진 분사시험. 이 로켓엔진이 나중에 '화성-14형'에 사용됐다는 추정이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3월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서 실시한 신형 로켓엔진 분사시험. 이 로켓엔진이 나중에 '화성-14형'에 사용됐다는 추정이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19일 대미 긴장완화 조치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가정보원이 북한의 다음 도발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국정원 전망대로면 북한은 ICBM을 쏜 뒤 “우주 발사체로 정찰위성을 쏘아 올렸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그 장소가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이라고 부르는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이기 때문이다.

    국정원 “여러 상황 고려…동창리 시험장서 ICBM을 위성이라 주장하며 쏠 것”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21일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 긴급현안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보고한 내용을 알렸다. 하태경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의 다음 도발카드가 ‘동창리 시험장에서 ICBM을 발사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은이 지난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핵실험 및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유예를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했고,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은 미국은 러시아와의 대립이 격화되고 국내 정치적으로도 인기가 떨어지는 상황인 가운데 북한이 이를 미국 압박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점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북한의 다음 도발은 동창리 시험장에서 ICBM을 쏘는 것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게 국정원 분석이라고 하 의원은 전했다. 하 의원은 “이때 북한은 위성발사를 명분으로 ICBM을 발사할 것이라는 게 국정원의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군사개발 주요 목표 중 하나…정찰위성 확보

    하태경 의원은 이어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앞으로 5가지 분야를 활용해 미국을 압박할 것”이라며 ▲핵탄두 다종화 ▲고체연료 ICBM 개발 및 명중률 제고 ▲핵추진 잠수함에 탑재할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개발 등이 그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1월 김정은이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말했던 군사력 강화 목표들 중 일부다.

    김정은은 당시 정찰위성 확보와 무인정찰기 개발도 주요 목표로 꼽았다. 즉 국정원의 분석을 풀이하면, 북한이 동창리 시험장(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형 ICBM을 발사하면서 대외적으로는 정찰위성을 지구 궤도 위에 올린다고 주장할 것이라는 말이다.

    북한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9월 평양남북공동선언에 따라 동창리 시험장을 해체했다고 주장했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복구한 정황이 드러났다. 실제 2019년 12월 7일 북한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실험을 실시했다”고 밝혀 동창리 시험장이 사실상 복구됐음을 알렸다. 

    북한은 그보다 전인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위성을 실은 은하3호 우주로켓을 발사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2016년 2월에는 "광명성 4호를 지구궤도에 성공적으로 올렸다"고 주장했다.

    2017년 초에는 동창리 시험장에서 액체연료 로켓엔진 분사시험을 했다. 이는 나중에 ‘화성-12형’과 ‘화성-14형’의 1단 로켓에 쓰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같은 해 유엔 대북제재 보고서에도 같은 의견이 실렸다.

    국정원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방치 상태…언제든 복원 가능”

    국정원은 또한 풍계리 핵실험장도 언제든지 복원이 가능한 것으로 봤다. 북한은 2018년 5월 한국을 비롯해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입구 폭파 쇼를 벌였다. 다만 아직까지 풍계리 일대에서는 특이동향이 없다는 게 국정원의 설명이었다.

    또한 다탄두 ICBM이나 탄두 명중률 제고와 고체연료 ICBM 개발 등도 북한의 목표에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동창리 시험장에서 우주 발사체로 위장한 ICBM 발사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국정원의 분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