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정영학 대화… "성남은 우리 땅, 오리역 사업은 무조건 내가 할 거야"김만배 "은수미 재판이 이렇게 돼 오리역 사업에 차질… 내 말 안 들어서 그래""성남시 주택국장· 도시계획국장 만나 계획 짜고 있다"… 은수미 측 "김만배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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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대장동 사업 이후 성남시 오리역 인근 부동산 개발사업을 계획한 정황이 '정영학 녹취록'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또 김만배 씨와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는 "(은수미) 당선무효형 아닐 정도로만 하면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등의 대화를 나눠 은 시장과 모종의 관계를 맺은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녹취록에는 김씨가 용도변경 등 각종 사업 인허가권을 가진 성남시장의 현안을 적극 챙기고, 성남시 공무원들과 접촉한 정황도 담겼다.김씨와 정 회계사의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가 정 회계사에게 오리역(수도권전철 수인·분당선) 인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오리사옥 부지를 염두에 둔 개발계획을 이야기했다고 한국일보가 21일 보도했다.김만배 "대장동 같은 도시개발사업 진절머리… 성남은 우리 땅"신문에 따르면, 김씨는 2019년 12월23일 정 회계사에게 "'이쁜 처녀(LH 오리사옥 부지 지칭)'에 꽂혀 있다"며 "(대장동 같은) 도시개발사업은 진절머리가 난다"고 말했다.2020년 3월24일 김씨는 정 회계사에게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알렸다. 김씨는 "LH가 층수 올려 달라는 것도 형(김만배)이 시청에서 거부(하게) 해 놨다"며 "오리역 사업은 (내가) 무조건 할 거야"라고 강조했다. 김씨는이어 정 회계사에게 "내가 구박하더라도 거머리같이 붙어라. 성남은 우리 땅이야"라고 지시했다.이에 정 회계사는 "(자금 조달) 구조는 완벽하게 짜 놨습니다"라며 대장동 사업을 함께한 하나은행 측과 금액을 맞추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씨는 분당의 초역세권 부지에 주거 가능한 오피스텔 건축사업을 벌여 수익을 거두려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김씨는 LH 오리사옥과 관련 "우선 층고를 한 20층 넘게..."라고 자신의 계획을 밝혔고, 정 회계사는 "오피스(사무용 건물)로도 승부가 난답니다"라며 은행권의 수익성 평가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자 김씨는 "오피스?"라고 되물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아울러 김씨는 "영학이하고 하나로마트 (부지 사업) 할 거다"라며 LH 오리사옥 건너편에 자리한 하나로마트 부지 개발계획도 밝혔다. 해당 부지는 성남시가 임대한 땅이다."화천대유에 빌린 돈 갚으려면 800억원 넘게 필요해"오리역 사업수익으로 화천대유에서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빌린 472억원을 청산하려는 뜻도 밝혔다. 2020년 7월27일 김씨는 정 회계사에게 "내가 회사에 빚진 게 400 얼마인데, (세금 등을 감안해) 다 갚으려면 800억원이 넘(게 필요하)더라"며 "돈도 없어서 영학이하고 사업 하나 해야겠다"는 계획을 전했다.김씨는 오리역 사업을 위해 은수미 성남시장을 포섭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LH 오리사옥과 하나로마트 부지는 일반상업지역으로 묶여 성남시 도시계획 조례상 공동주택을 지을 수 없어 오피스텔 등 사업을 위해서는 '주거 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해야 했기 때문이다.은수미 재판 관련해서는 "당선무효형 아닐 정도로만 하면 돼"신문은 해당 녹취록에서 은 시장 재판 관련 얘기가 자주 등장한다고 전했다. 2020년 3월13일 김씨는 정 회계사와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조금 힘써서 (은수미 시장이) 당선무효형 아닐 정도로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기여도 많이 했는데"라고 맞받았다.2020년 3월24일에도 김씨는 "오리역(사업)을 하기 위해 착실히 준비했는데 은수미 시장 재판이 이렇게 된 마당에 차질이 왔다"며 "내 말을 안 들어서 그래"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같은 해 2월6일 은 시장은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김씨는 2020년 3월31일에도 은 시장 재판을 언급하며 "대법원 가면 100% 당선무효일 거야. 그런데 임기는 채워 줄 거야"라고 전망했다. 2020년 5월7일 김씨는 "(더불어)민주당이 은 시장 아웃(당선무효형 확정)에 대비해 지방선거 전에 (판결이) 결정 나게 할 것"이라며 "형(김만배)의 소스가 누구냐. 1번 김용(민주당 선대위 부본부장), 2번 최윤길(전 성남시의장), 3번 조OO"라고 말했다.2020년 7월9일 대법원은 은 시장 항소심 판결을 파기환송했고, 은 시장은 이후 벌금 90만원을 확정받아 시장직을 유지했다.성남시 공무원 접촉 정황… 은수미 측 "김만배 모른다"다만 은 시장 측은 한국일보에 "은 시장은 김만배 씨를 모른다"고 밝혔고, 성남시 관계자 역시 "(시장) 일정을 찾아 봐도 김만배 씨 관련 사항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녹취록에는 김씨가 오리역 사업을 위해 성남시 공무원들과 접촉한 정황도 담겼다. 김씨는 2019년 12월23일 "L 주택국장과 K 도시계획국장을 만나 다 계획을 짜고 있다"고 했고, 2020년 7월6일에는 "(시의회) 의원들 로비는 (시)의원 통해서 해야 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