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기·김문기 이어 이병철 씨까지 3명 숨져… 변호사비 대납 의혹 1명, 대장동 의혹 2명조국 가족펀드 연루된 A씨도 극단적 선택… 이낙연 최측근, 검찰 수사 중 숨진 채 발견이재명 "유동규가 자살하려고 약 먹었다고 하더라"… '어떻게 알았나' 정치권 파문 일기도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폭로자인 이병철 씨가 12일 숨진 채 발견됐다. 정치권 일각에서 "이 후보 관련 사건의 주요 증인이 또 죽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경우는,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이 후보가 직접 말한 바 있다.

    뉴데일리는 오는 20대 대통령선거 정국과 문재인정부 동안 국민의 관심을 받던 주요 사건의 관계자들이 이유가 불분명하게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들을 모아봤다.

    대장동 의혹 관계자, 유한기 전 본부장 사망

    이씨가 숨진 채 발견되기 전인 지난해 12월10일,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이 이날 오전 4시10분쯤 가족으로부터 유씨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집을 나갔다는 내용의 실종 신고를 받은 뒤 수색에 나섰다. 

    이후 같은 날 오전 7시 40분쯤 유 전 본부장이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단지 화단에 추락해 숨진 것을 발견한 시민이 신고했다.

    유 전 본부장은 천화동인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으로부터 약 2억원의 뒷돈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다. 유 전 본부장은 특히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의 사퇴에도 개입한 의혹도 받았다. 

    황 전 사장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유 전 본부장이 "정 실장(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등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며 사퇴를 독촉하는 내용과 "시장님(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명을 받아서 한 거 아닙니까"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때문에 성남시 ‘윗선’과 연결고리로 지목되기도 했다.

    2주도 되지 않아 김문기 처장도 극단적 선택

    유 전 본부장이 사망하고 2주도 채 안 지난 같은 달 21일에는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처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실무자로 지난해 10월6일부터 12월9일까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김 처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을 뿐,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거나 구속영장 청구나 압수수색 등의 강제수사는 시도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처장은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도록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하는 과정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아울러 화천대유가 참여한 컨소시엄 '성남의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때 심사위원으로 참여했고, 이후 성남의뜰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이 후보는 김 처장의 극단적 선택이 알려진 후 "성남시장 재직 시절 알지 못했던 사람"이라는 취지로 말했으나, 2015년 김 처장 등과 10박11일간 호주와 뉴질랜드에 출장을 간 사진이 공개되며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낙연 최측근도 검찰 수사 중 극단적 선택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 후보와 함께 경선을 치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측근도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전 대표의 측근 A씨(54)는 4·15총선 당시 옵티머스자산운용 관계사 트러스트올로부터 복합기 대여료를 지원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 2020년 12월2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 받은 뒤 종적을 감춘 A씨는 이튿날 오후 9시15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청사 인근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 전 대표가 국회의원·전남지사 등을 지내는 동안 꾸준히 보좌한 최측근이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 대표에 취임한 후에는 당 대표실 부실장을 맡기도 했다.
  •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강민석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강민석 기자
    조국 가족펀드 연루된 B씨도 숨진 채 발견

    이보다 앞선 2019년 11월28일에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가족펀드 운용에 연루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상상인그룹 사건 피고발인 B씨(49)가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가 발견된 현장에서는 유서도 나왔지만, 가족과 관련한 언급만 있을 뿐 조 전 장관 가족펀드 사건과 관련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상상인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한 수사와 관련해 사망 6일 전인 22일 6시간가량 검찰 조사를 받았다. B씨는 당시 상상인저축은행과 업체들 사이에서 대출을 알선한 혐의로 금융위원회로부터 고발 당한 상황이었다.

    이재명 "유동규, 자살하려 약 먹었다더라" 발언 파문

    지난해 10월에는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음독 자살을 시도했다고 이 후보가 말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0월20일 경기도청 국정감사 자리에서 "(유 전 본부장이) 작년부터 이혼 문제 때문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며 "제가 들은 바로는 유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당시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누구에게 이 보고를 받았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민주당은 12일 이 씨 사망 사건과 이 후보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이재명 후보는 고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밝힌다.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그 어떤 정치적 공세도 자제해 주실 것을 촉구한다"며 "사법당국은 고인의 사인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규명해 일고의 의혹도 없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 공보단은 그러면서 "고인은 지난해 이재명 후보에 대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라는 허위 주장으로 고발 조치되었고, 실체적 진실이 가려지기 전까지 '대납 녹취 조작 의혹'의 당사자"라고 강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