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2012년 2월께 이재선 '명예훼손' 고소… 이재명 '이재선 강제입원 시도' 시기와 겹쳐이재선은 이재명이 유동규 압박할 수 있다 판단한 듯… 이재명 "형이 고소취하 요구, 거절했다"
  •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해 10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해 10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친형 고(故) 이재선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던 사실이 새삼 주목받는다. 

    유 전 본부장이 이씨를 고소한 시기와 이 후보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보건소장을 대상으로 친형 강제입원을 압박했다는 의혹이 일던 시기와 겹치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당시 성남시 산하 기관(성남시설관리공단) 고위직이던 유 전 본부장이 성남시장의 친형을 고소한 것에 이 후보의 입김 혹은 묵인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재선, 2012년 4월 경찰서 '명예훼손 혐의'로 피고소인 조사

    10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이씨는 2012년 4월10일 경찰에서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해 피고소인조사를 받았다. 이씨가 2012년 2월 온라인 민원창구' 성남시에 바란다'에 올린 "(성남시설관리공단에) 69년생 본부장(유동규)이 과연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글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해당 글이 게재된 다음날부터 유 전 본부장은 이씨에게 "고소하겠다"며 수차례 협박성 전화를 한 데 이어 고소장까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이 이는 것은 이씨가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고소 당해 조사받던 시기와, 이재명 당시 시장이 이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했던 시기가 맞물리기 때문이다.

    이 시기 이 후보는 "이씨의 '성남시에 바란다'는 게시글만 가지고 강제입원은 불가능하다"며 친형 강제입원에 반대 견해를 고수한 보건소장들을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4월, 분당보건소장에 "이재선 강제입원 방법 찾으라" 지시

    지난 6일 문화일보는 정진상 당시 정책비서(현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가 2012년 4월 초 이 시장과 회의를 마치고 나온 분당보건소 구모 소장을 불러 "3명의 보건소장이 이재선을 강제입원시킬 방법을 찾아보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구 소장이 이재선 씨가 용인시에 거주해 성남시에서 강제입원 절차를 밟기 어렵다고 설명하자 당시 윤기천 비서실장은 "누구 앞에서 법을 해석하느냐"고 질책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신문에 따르면, 당시 이씨가 쓴 글을 검토한 정신과 전문의 역시 "(이씨의 게시글은) 문맥상 기승전결이 모두 자연스럽게 맞고, 개인의 의견 제시일 뿐 강제입원에 해당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건소장을 통해 이 후보에게 전달했다.

    당시 성남시 부시장이던 박정오 부시장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당시 강제입원 지시를 받았던 보건소장들이 나에게 괴로움을 호소했다"며 "내가 당시 이 시장에게 이런 고충을 전해 강제입원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 부실장은 자신은 강제입원과 관련이 없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이씨는 당시 윤 비서실장에게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을 고소한 건을 취하하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 전 본부장이 이씨를 고소하는 과정에 이 후보가 깊숙이 관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재선, 이재명이 유동규 압박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 "고소 취하하게 해 달라" 요구

    이와 관련해 2018년 8월7일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이재선 씨 정신병원 강제입원… 진실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글에서 이씨를 망상이 수반된 조울증 환자로 규정하며 '2012년 4월10일 어머니가 정신보건센터에 조울증 정신감정 의뢰' '2012년 8월 성남정신보건센터 정신과전문의, 분당OO병원 정신과 전문의가 모두 정신질환 진단 필요 인정' '2012년 12월 이재선 스스로 검찰에 정신감정 기회 요청' '2013년 2월 우울증 진단'이라고 적었다.

    이 글 중에는 "2012년 초 이재선의 부당한 요구 - 유OO 성남시설관리공단 본부장이 자신을 고소한 건에 대하여 취하시키라 요구했지만 직권남용이라 거절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씨가 이 후보를 통해 유 전 본부장에게 고소 취하를 요구하려 했지만, 이 후보가 이를 거절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네티즌 "이재명-이재선 진실게임 시작… 철저히 수사해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그러나 유 전 본부장이 과연 이 후보와 상의 없이 이 같은 일이 가능했겠느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네티즌은 "동생은 훌륭한 형을 왜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했나?"라는 질문을 던졌고, 또 다른 네티즌은 "이재명의 최측근 유동규가 이재명이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시키는 데 적극 가담한 흔적. 그래도 이재명은 측근이 아니라고 발뺌"이라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진실게임 시작된 거네" "이재선 회계사, 이재명 및 측근 사이에 있었던 일들은 새롭게 조명되고 다시 조사되어야 할 것이다" "정권을 교체하고 철저히 수사하여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