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국 차기 정권 길들이고 바이든정부 움직이려 신형 SLBM 발사 또는 신형ICBM 노출… 안 되면 핵실험까지아산정책연구원 ‘국제정세전망 2022’ 보고서 공개…“한국, 자유민주주의 가치로 대응책 마련해야”
  • ▲ 2017년 11월 29일 북한이 발사한 '화성-15형' 탄도미사일. 국제사회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로 추정하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11월 29일 북한이 발사한 '화성-15형' 탄도미사일. 국제사회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로 추정하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내년 대선이 끝난 뒤인 5월부터 미국 중간선거 시기인 11월 사이에 강도 높은 도발을 자행할 수 있다는 국내 싱크탱크의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동북아시아와 국제정세를 분석한 뒤 “한국은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로 주변 권위주의 연대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한, 수차례 도발에도 반응 안 보인 바이든정부 자극하려 도발할 것

    아산정책연구원은 지난 28일 보고서에서 국내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 내년 5월과 미국 중간선거가 열리는 11월 사이에 북한이 기존보다 강도가 높은 무력 시위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도발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북한은 2021년 핵 및 재래식 전력 증강을 계속하고 있다며 시위를 벌였고, 신형 무기체계를 개발하며 한국과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을 가중시켰다”면서 “북한은 동북아에서 가장 심각한 (정세)불안 요인”이라고 적시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이 2022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나 핵실험 등과 같은 전격적인 대미 도발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한반도의 긴장감이 다른 어떤 지역보다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2022년 더욱 강력한 도발을 자행할 것이라고 분석한 이유로는 “바이든정부가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2021년에만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여덟 번 쏘는 등 무력을 과시했지만 바이든정부는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북한은 2022년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사거리가 대폭 늘어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나 제2차 극초음속활공체(HGV·Hypersonic Gliding Vehicle) 시험발사 혹은 신형 잠수함 진수 등 새로운 도발을 통해 미국을 압박하려 할 것”이라면서 도발의 시작은 2022년 2~3월 사이 상반기 한미 연합훈련 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때는 미국을 직접 겨냥하기보다 한국을 위협하는 단거리미사일 발사가 먼저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2022년 상반기 한국에서 새로운 정부가 선출되겠지만, 북한은 자신들의 전략적 우위를 과시하고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대남) 도발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나아가 북한의 대남 도발 형태는 연평도 또는 휴전선 일대에서의 포 사격과 같은 방식이 될 것으로 보았다.

    대남 도발에도 바이든정부 움직이지 않으면… ICBM 노출, 핵실험 재개 가능성도

    보고서는 “북한이 미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지상에서 고체연료 ICBM을 노출시키거나 신형 북극성 SLBM 시험발사를 자행할 수도 있다”며 “다만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간주할 수 있는 신형 ICBM 시험발사는 자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북한의 움직임에도 바이든정부가 반응을 안 보인다면 북한은 결국 ICBM을 비롯한 중·장거리 미사일의 시험발사와 핵실험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니면 한반도와 인근을 목표로 한 선제 핵공격 전략을 표방할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예측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재개나 추가 핵실험 같은 대안을 선택한다면 바이든 정부가 대북양보를 하기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결국 북한의 도발은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유관 3자 제재) 발동이나 고강도 대북무력시위 전개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한반도에서의 정치·군사적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의 선택…“북-중-러 연대 맞서려면 자유민주주의 가치로 대응해야”

    보고서는 또 현재 동북아시아는 이 같은 북한의 도발 위협 외에 중국·러시아가 북한과 연대를 강화하는 문제도 불거졌다면서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중심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미국·중국·러시아 등 강대국은 주변국들에게 자신들이 구축하는 질서로의 편입을 은근히 강요하면서도 그에 따른 희생이나 대가는 상대방이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강대국 간의 경쟁을 이용하거나 전략적 모호성이 우리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구상은 통하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즉 문재인정부식 ‘미북 간 중재자’나 ‘동북아 균형자’ 따위는 현실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이어 “현재 세계 질서 재편의 양상이 복잡하기는 하나 크게 보면 ‘자유주의 연대 vs. 권위주의 결속’이라는 특징을 띠며, 이는 2022년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북한-중국-러시아의 권위주의 연대 공세가 더욱 거세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중심으로 대응 방향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한반도에 갇힌 시각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모두가 각자도생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국제사회의 혼돈 속에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만 몰입해서는 국제사회의 공감이나 지지를 받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주장이나 구상을 세계에 알리는 것 이상으로 세계와 다른 나라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떤 문제의 해결을 지향하는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정도가 심해진, 소위 ‘국뽕식 해외 홍보’는 다른 나라의 관심을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의 위협에 대해 우리 스스로를 지킬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핵능력 고도화를 통해 대남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목표를 북한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므로, 북한 비핵화를 달성할 때까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려면 이에 걸맞은 우리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보고서는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