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에 조건 없이 동의한다던 이재명… 윤석열 저축은행 비리 의혹 등 조건으로 특검 주장박주민도 조건부 특검 주장… "윤석열 본인, 부인, 장모까지 모두 포함된 특검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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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종현 기자
대장동 게이트 특검 도입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와 민주당을 두고 '눈 가리고 아웅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와 민주당이 '조건 없는 특검'을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여러 조건을 내걸며 특검 도입을 지체시키기 때문이다.27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대장동 게이트 특검과 관련해 수차례 조건을 추가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대출비리 묵인 의혹, 화천대유의 윤 후보 부친 집 매입사건, 윤 후보 본인 및 가족(아내·장모) 의혹 등도 함께 특검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조건을 추가했다.국민의힘, 9월16일 첫 특검 도입 주장대장동 게이트 특검 도입은 지난 9월16일 처음 언급됐다. 이날 국민의힘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티에프(TF)'에서 처음으로 '특검' 의견이 나왔다.당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지사와 '화천대유'의 커넥션 의혹과 배당 방식을 결정한 것이 누구인지 수사해야 마땅하다"며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에 의한 정밀조사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이 후보와 민주당 측은 약 두 달간 특검 도입을 거부했다. 이 후보는 지난 11월1일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뒤 '특검 도입에 찬성하는 20대 비율이 70%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제 (질의응답을) 그만하겠다"며 대답을 회피했다.실제로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10월26~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0대의 72%는 '대장동 의혹에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모든 연령층을 합했을 때는 이보다 소폭 낮은 65%가 특검 도입을 찬성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특검에 조건 없이 동의한다면서 윤석열도 포함하라는 이재명이 후보가 돌연 특검에 찬성한 것은 같은 달 22일이다. 이 후보가 페이스북에 "특검에 조건 없이 동의한다"고 밝히면서 국면이 전환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특검에는 비리의 시작점인 윤 후보의 저축은행 대출비리 묵인, 화천대유 측의 윤 후보 부친 집 매입사건도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며 조건을 내걸었다.민주당은 지난 12월23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과 특검 도입을 논의하면서도 조건부 특검을 주장했다.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대장동뿐만 아니라 윤석열 후보의 본인·부인·장모까지도 모두 포함된 특검을 통해서 국민의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법조계에서는 민주당과 이 후보의 이 같은 조건부 특검을 두고 '시간 끌기 전략'이라고 해석했다.이헌 변호사 "특검 도입까지 시간을 끌어보려는 것"대장동시민사회진상조사단 단장인 이헌 변호사는 "(이 후보와 민주당은) 특검이 도입되기까지 최대한 시간을 끌어보려는 것 같다"며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까지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보려는 것 아닐까"라고 진단했다.서울 서초동의 또 다른 변호사도 "정말 특검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이것저것 조건을 추가할 것이 아니라 진작에 특검을 도입했어야 한다"며 "이 후보가 과거에 밝힌 대로 특검을 구성하는 것에만 1~2달이 소요된다. 특검 하자면서 이것저것 조건을 추가하는 것은 시간 끌기에 보여주기식 정치행위"라고 지적했다.내년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특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20대 대통령이 국민의힘에서 나오느냐,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오느냐에 따라 특검 여부가 다를 것"이라며 "윤 후보가 당선되면 특검이 도입될 가능성이 크고, 이 후보가 당선되면 특검이 불발될 가능성이 크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황 평론가는 그러면서 "물론 윤 후보가 당선되면 특검까지 가지도 않고 검찰이 제대로 수사해서 결론을 지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