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매우 느려진 것 같다"… 위성정당 창당엔 "대의 민주주의 후퇴" 주장정의당 "이재명의 민주당, 말 따로 행동 따로… 위성정당 피해 본 건 정의당" 비판
  • ▲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마포구 가온 스테이지에서 열린 정당혁신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마포구 가온 스테이지에서 열린 정당혁신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를 하며 당 기득권 탈피와 정치개혁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9일 서울 마포구 한 건물에서 열린 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전국을 순회하면서 민주당이 매우 느려진 것 같다. 기득권이 된 것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민주당이) 기대치에 충분히 미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어 지난 총선에서 문제가 된 위성정당과 관련 "위성정당이라고 하는 기상천외한 편법으로 여야가 합의한 대의민주주의 체제가 실제로 작동도 못 해보고 후퇴했다"며 "국민주권 의지가 제대로 정치에 반영될 수 있게 위성정당을 불가하게 만드는 조치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여야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선거에서 당선자를 배출하기 힘든 소수정당에 의석을 보장하자는 취지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선거법을 처리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비례의석을 더 받기 위해 위성정당을 창당하면서 선거법 취지를 무력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후보는 이날 당내 민주화를 중요 과제로 꼽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정당의 주인은 당원인데 당원 의지가 제대로 반영된 정당인지에 대해선 매우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정당 민주화를 위한 제도개혁도 충분히 논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당혁신추진위원장을 맡은 장경태 의원은 이날 출범식에서 ▲국회의원 3선 연임 초과 제한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 ▲지도부 선출 방식 개편 ▲전 지역구 청년 의무공천 등의 제도개혁 사항을 언급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혁신위원회 외부위원으로 조윤애 이화여대 신재생에너지연구센터 연구교수, 지경훈 FC코이노니아구단 감독, 김어진 하남시 청소년수련관 청소년과장,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부교수 등 12명을 위촉했다.

    정의당은 이 후보의 위성정당 관련 발언에 "말로는 편법이었다고, 잘못됐다고 했지만 '이재명의 민주당'은 오늘도 공식적인 당론이나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지난 총선 때 거대 양당이 만든 위성정당으로 가장 큰 손해를 봤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의 민주당은 말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기 바란다"며 "'말 따로 행동 따로' 이거야말로 기상천외한 편법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 수석대변인은 "'훔친 것은 미안하게 됐다'고 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제대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 의사가 확고하다면 훔친 장물부터 돌려주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