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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칼럼] 정상적 보도에도 이의신청… 이재명의 비정상적 언론관

대장동 의혹에 "이런 게 징벌 대상, 손 떼라"… "언론사 망할 정도로 강력 징벌"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정부에 충성하는' 중국식 언론관 강요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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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2-06 15:39 | 수정 2021-12-06 15:46
권력과 주변부를 감시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언론의 의혹제기란 일종의 숙명과 같은 수단이다. 이러한 이유로 합리적인 프로세스를 거친 의혹 보도에 대해서는 설령 결과적으로 허위였다 하더라도 법원은 언론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사건을 다뤄왔다. 언론자유는 자유민주주의 사회를 지키는 중요한 작동 원리이기 때문이다.

주진우 기자 등이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 5촌 조카 살인사건에서 박지만 씨가 마치 연루된 것처럼 보이는 기사를 썼지만 무죄를 받은 것도, 심지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한 일화에서 완전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도 무죄를 받은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국민에게 정치적 의사 결정에 필요한 정보나 의견을 제공하기 위해 이뤄지는 언론 활동은 중대한 헌법적 법익 침해하지 않는 한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라는 얘기다.

언론 관련 소송 사건에서 의혹제기 보도가 진실과 다르더라도 진실이라고 믿은데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언론사의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는 법원 판결이 자주 나오는 이유가 있다. 보통 언론의 의혹제기는 몇 가지 확인된 팩트로 포괄적인 범위에서 이뤄지기 마련인데, 대개 확인된 팩트보다는 사실관계가 불투명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언론관이 계속 논란이 돼 온 것은 찜찜하다. 이를테면 지난 달 초 박병석 국회의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한 “언론 표현의 자유는 팩트에 기반해야 한다”와 같이 발언 말이다. 표면적으로는 맞는 말 같아 보이지만 문제는 운용이다. 그가 대장동 게이트 정국에서 보여준 태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 후보는 경선과정에서 대장동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한 언론사들에 “이런 것이 징벌 대상이다. 손을 떼라”고 노골적으로 경고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이 한창 논란일 때도 “언론사를 망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강력한 징벌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재명 언론관 국민 우려 불식시켜야


이 후보가 강조한 ‘허위보도방지’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에서 기자 재교육 등으로 나타난 언론통제의 주요 이슈였다. 언론을 공산당의 목구멍과 혀로 규정하고 언론은 정부 노선의 선전선동에 기여해야 한다는 중국 공산당의 전통적인 언론관과도 매우 닮아있다. 권력자와 정부가 원하지 않는 것은 얼마든지 허위사실로 둔갑할 수 있다는 위험 징조를 민주당과 이 후보에게서 발견하는 마당에 이 후보가 보이는 반민주적 언론관은 차기 정부에서 언론자유의 급속한 후퇴를 걱정하게 만든다.

실제로 기우가 아닌 것이 얼마 전 언론보도로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중 이재명 후보만이 불공정 보도를 이유로 인터넷 기사에 대해 이의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신청건수는 총 40건인데 이 수치는 17대부터 20대 대선의 후보자들이 이의신청한 건수 총 55건의 73%에 달한다고 한다. 역대 볼 수 없었던 충격적인 내용이다. 또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 설립 후 지금까지 이의 신청을 했으나 기각 또는 각하된 건수는 총 31건이었는데 그중 80.7%가 이 후보가 신청한 것이라고 한다.

이 결과는 이 후보가 악의적 보도, 왜곡보도는커녕 아무 문제가 없는 정상적인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이의신청을 남발하여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를 집요하게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오죽하면 야당에선 “위원회에 대선 후보와 정당의 이의신청을 담당하는 인력이 4명에 불과해 계속 특정 후보 및 정당의 이의 신청이 쏟아지면 업무 과부하가 걸린다” “중앙선관위는 무분별한 이의신청을 사전에 걸러내기 위한 '이의신청 절차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냈겠나.

역대 어떤 대선후보에게서도 볼 수 없었던 언론관을 지닌 대선후보가 만일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이 중국식 언론관으로 재무장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말란 법이 없다. 중국 공산당처럼 언론인 자격증을 취득하게 하고 갱신하기 위해 언론사 기자들이 대통령과 정부에 ‘충성 시험’을 보도록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다.

이 후보는 필자와 같은 평범한 국민이 갖는 이런 불필요한 걱정을 덜어줄 책임이 있다. 하나의 실천방법으로 언론보도 이의신청 건을 취소하고 사과하는 것이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면 언론 검열 통제가 심화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해소하는 게 이 후보 대선행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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