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길, 도시개발추진위원장 올해 10월 만나… "성남도개공 설립, 주민이 요구했다" 진술 요구'화천대유와 유착 아니다' 진술 회유한 듯… 경찰, 최윤길에 40억 수뢰혐의 영장 검토
  • ▲ 지난 2015년 3월 13일 이재명(오른쪽) 당시 성남시장이 시청 시장실에서 성남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선임된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2015년 3월 13일 이재명(오른쪽) 당시 성남시장이 시청 시장실에서 성남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선임된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주도한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이 검경 수사에 대비해 주요 참고인을 만나 '말 맞추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동아일보는 "최 전 의장이 지난 10월, 11월 대장동 도시개발추진위원장이었던 주민 이모씨를 만났다"고 전했다. 이씨는 10년 넘게 민간 개발을 추진해왔고 2013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과정을 자세히 알고 있는 인물이다. 최씨는 이씨를 상대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이 주민들의 요구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해달라고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윤길, 대장동 추진위원장 이씨 만나 유리한 진술 요구

    동아일보에 따르면, 2009~2010년 대장동 도시개발추진위원장을 지낸 이씨는 올해 10월 초 한 방송사와 실명 인터뷰를 한 뒤 최 전 의장을 만났다. 이씨는 최 전 의장에게 과거 대장동 주민들과 함께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하라'며 성남시의회 앞에서 수차례 집회를 했던 상황을 얘기했다고 한다.

    이씨는 동아일보에 "(최 전 의장이) 2013년 당시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에 찬성했다는 얘기를 확인하려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씨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검찰에서 첫 조사를 받을 무렵인 지난 10월 중순께 최 전 의장과 다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 최 전 의장은 자신이 화천대유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얘기했다고 한다.

    최 전 의장은 자신이 경찰 조사를 받은 이후에는 이씨와 조사 내용도 서로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윤길, '화천대유 유착 아니다' 진술 회유했을 가능성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이씨가 최 전 의장에 대해 "시의회 의장으로서 주민요구에 따라 공사 설립에 찬성했을 뿐 화천대유와 유착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하도록 회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 전 의장은 동아일보가 이씨와 만난 이유를 물었으나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최 전 의장이 2010~2011년 당시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 대표 김모씨로부터 청탁을 받고 1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 등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최근 최 전 의장이 김씨로부터 2018년 이후에도 수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최 전 의장에 대해 40억 원 이상의 수뢰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의장은 화천대유에서 부회장을 지내며 40억원의 성과급 계약을 맺었으며, 대장동의 한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전 의장은 '40억 성과급'은 부당한 뒷돈이 아니라, 대장동 분양과 입주·민원 처리 등 사업 후반부에 필요한 일을 맡은 데 따른 정당한 대가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윤길, 성남도개공 설립 주도… 2014년 지선 땐 이재명 공동선대위장

    한편, 최 전 의장은 2012년 7월 성남시의회 의장 후보자를 뽑는 당 내 경선에서 낙선하고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지원을 받아 의장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최 전 의장은 이후 민주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2013년 2월 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를 주도했다.

    2014년 제6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는 성남시장 재선을 노리던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14년 6월 의장 임기를 마친 최 전 의장은 이재명 당시 시장에 의해 성남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임명됐고, 현재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