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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칼럼] 김어준에 '참언론상' 주겠다는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제정신일까

그들만의 리그처럼 운영하려면 협회 이름에서 '한국'이라는 단어 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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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1-25 10:38 | 수정 2021-11-25 14:36

▲ 교통방송 FM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 ⓒ뉴시스


대한민국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 원인을 따지다보면 언론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언론이 객관적 사실을 따르는 관찰자보다 스스로 심판자가 돼 진영논리와 선악의 이분법으로 세상을 재단하는 일에 도취된 병적 증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언론이 왜 병이 들었는가를 따지는 것은 이 글의 취지가 아니니 굳이 언급하지 않기로 하겠다.

필자가 굳이 서두에 이 말을 꺼낸 것은 그래도 언론인데, 최소한 상식은 따라야하지 않겠나 하는 일종의 위기의식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불안감이 든 건 얼마 전 한국인터넷기자협회(편의상 이하 ‘협회’로 약칭)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발표한 언론 각 분야 수상자 명단을 본 것이 결정적이었다. 협회 수상자 명단과 선정 이유를 보면서 한마디로 기가 차고 황당무계의 극치였기 때문이다. 우선 수상 명단부터 보자.

참언론상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딴지일보 발행인. 한국인터넷기자상 본상(보도 부문) 전혁수 뉴스버스 기자, 2021 한국인터넷기자상 특별상(보도 부문) : 윌리엄 문(문기성) 기자(백악관 출입), 2021 한국인터넷기자상 우수의정상: 김용민 의원(민주당), 배진교 의원(정의당), 2021 한국인터넷기자상 지방의정상: 홍진아 부천시의원, 정윤경 경기도의원(군포1), 2021 한국인터넷기자상 지방자치행정상: 임병택 경기도 시흥시장, 2021 한국인터넷기자상 노동존중사회상: 박해철 한국노총 공공노련 위원장, 2021 한국인터넷기자상 평화통일상: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 2021 한국인터넷기자상 교육봉사상: 권금상 서울시건강가정지원센터장, 2021 한국인터넷기자상 사회공헌상: 김태환 농협축산경제대표, 2021 한국인터넷기자상 NGO상: 김한메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 대표, 2021 한국인터넷기자상 대중문화상: 선동혁 영화배우(<그대 어이가리>(a song for my dear, 이창열 감독) 주연 배우.

방송인 김어준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오직 민주당 정권만을 위한 스피커'다. 이재명 대선후보를 감싸다 못해 심상정 전 대표를 모욕적으로 언급하면서 편파방송을 하다 "명비어천가가 따로 없다"며 정의당으로부터 출연보이콧 당했다. 협회가 김어준을 참언론상에 선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이유라고 한다.

"독립형 인터넷신문의 효시격인 딴지일보 발행인으로서 인터넷신문사 대상 선거 시기 게시판 실명제 과태료 부과에 불복, 위헌소송을 제기해 2021년 1월 28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 선고를 받아낸 공적이 있다" "김 씨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우리 사회의 개혁에 필요한 핵심 이슈와 의제에 관한 공론장 형성을 통해 수준 높은 방송문화 창달에 기여해 왔다."

선거 시기 게시판 실명제는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해 받아들여졌다는 것과 참언론이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 언론의 의미를 이런 식으로 광범위하게 넓힌다면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운 모든 제 단체와 시민들이 참언론상을 받아야 한다.

협회, 재창립하든가 문을 닫든가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사회 개혁에 필요한 핵심 이슈와 의제에 관한 공론장 형성에 역할을 했고 수준 높은 방송문화 창달에 기여했다는 시상 이유도 웃기지도 않는 블랙 코미디 장면을 보는 것 같다.

뉴스공장은 민주당을 편들고 편파방송을 밥 먹듯 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수시로 법정제재를 받았다. 그나마도 '김어준 방송에서 그 수준이면 양호'라는 황당한 논리를 동원해 노골적으로 김어준을 편들어온 방심위가 법정제재에서 수위를 한참 낮춰가며 봐준 결과인 행정지도 처분이 올해 만에도 17차례나 됐다.

모두 공직선거와 관련된 것인데 다른 방송사 주요 시사 프로그램 대부분이 한 두 차례 받은 것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많다. 단적으로 4월 서울시 부산시 보궐선거에서 이 사실은 증명된 것 아닌가. 민주당 정권 창출과 선거승리에 필요한 핵심 이슈인 페라가모 생태탕 가짜 이슈를 개발해 확산하는 가짜 기획 공론장을 만들었을 뿐이다.

협회의 다른 시상 부분도 특정 진영을 독려하고 특정 후보를 겨냥한 기획 냄새가 물씬 난다. 선정된 뉴스버스 기자는 윤석열 대선후보를 궁지에 몰려는 의도가 보이는 고발사주 의혹 사건 조성은의 제보를 근거로 한 기사를 썼고, NGO상 수상자는 윤석열 후보를 수사해달라고 고발만 30번을 했다는 사람이다.

하긴 고발사주 의혹이 인터넷언론에서 등장했을 때 윤 후보가 '정치공작 하려면 메이저 언론에 하라'고 했을 때 '모독'이라며 성명을 발표한 주최가 한국인터넷기자협회였다. 그 발언은 분명 윤 후보의 실수지만, 그 후 협회의 이런 시상 명단은 객관적이기 보다 화풀이용, 보복용으로 느껴지기에 충분하다.

어찌됐든 언론 관련 단체가 주는 상의 콘셉트가 그래서야 설득력이 있겠나. 또 우수의정상 대상자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소속 의원이고 지방의정상 지방자치행정상 등 수상자들도 죄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거나 여권 인물들이니 협회가 정파적 단체라는 비판은 유효하다. 협회 눈에는 야당과 오른쪽 진영은 아예 보이지 않는 건가.

협회가 만일 자신들끼리 주고받는 상인데 뭘 그리 흥분하느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좋다.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처럼 운영하려면 협회 이름에서 '한국'이라는 단어는 떼야 옳다.

검색해 보니 협회 소속 언론사들로 미디어스와 같은 정파성 짙은 매체 뿐 아니라 뉴데일리와 같은 우파성향 언론과 기독일보, 컨슈머타임스 등 정파성과 무관하고 무관해야 할 매체들도 속해 있다. 협회가 참언론상 등 수상자 선정에 과연 협회 회원사들의 동의를 얻었는지 의문이다.

필자는 최소한 대한민국 절반의 국민과 정치세력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정파적 언론단체가 한국이란 단어를 써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인터넷 기자의 취재권리 확보와 기자실 개혁 등의 가치를 내걸고 노무현 정권 시절인 2002년 창립됐다고 한다. 협회의 지극히 정파적 활동은 누가 보더라도 창립 당시 정신과 어긋난다. 초심으로 돌아가 언론 정신을 회복하여 재창립하던가 아니면 협회문을 닫는 것이 좋겠다. 협회 올해 수상자 명단 꼴을 본 많은 국민도 아마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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