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 골수종 지병으로 투병, 23일 연희동 자택서 별세… 고인 유언 따라 화장할 듯"박정희 전 대통령 이어 산업화 마무리" 평가… 12·12와 5·18로 무기징역 특별사면
  • ▲ 전두환 전 대통령.ⓒ연합뉴스
    ▲ 전두환 전 대통령.ⓒ연합뉴스
    대한민국 제11, 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자택에서 타계했다. 향년 90세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등 지병으로 투병 중이던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 당시 집안에는 부인 이순자 여사만 있었다.

    이날 오전 8시55분쯤 경호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전 9시12분쯤 전 전 대통령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신은 이날 정오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이송될 예정이다. 사망 원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숙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은 1931년 1월23일 경상남도 합천군에서 태어나 1955년 육사를 11기로 졸업한 뒤 군인으로서 출세가도를 달렸다. 1970년에는 주월 백마부대 29연대장으로 베트남전에도 참전했다.

    고인은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후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고인은 박 전 대통령 피살사건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으로서 김재규와 공모 혐의를 받던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체포하기 위해 12·12를 주도했다.

    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12·12와 광주 5·18 진압 등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1997년 12월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유족들은 전 전 대통령의 유언에 따라 화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은 이날 오전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 앞에서 취재진에게 이같이 전했다.

    민 전 비서관에 따르면, 장례식은 미국 체류 중인 가족이 돌아온 후 가족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다만 민 전 비서관은 "3일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전 전 대통령의 부음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어떻든 안타까운 일이며, 한국사에서 싫든 좋든 여러 가지 논란을 보였던 분이고, 한국사의 한 장면을 기록했던 분"이라며 "많은 국민적 비난을 받았던 엄청난 사건의 주역이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한 책임이 막중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인간적으로는 돌아가신 점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26일에는 전 전 대통령 이후 집권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