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모든 분야 톱10으로 인정받아 국가 위상 높아진 것은 큰 성과"대장동 게이트 의식한 듯… "정부, 불로소득, 초과이익 환수 대책 검토 중"대장동 빠진 '맹탕' 대화 비판… 文 "의료체계 감당 못하면 거리 두기 강화할 수도"
  •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2021 국민과의 대화 '일상으로'에서 국민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2021 국민과의 대화 '일상으로'에서 국민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임기 내 가장 아쉬운 점으로 부동산 문제를 꼽으면서도,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은 임기 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야당에서 '자화자찬'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청와대는 22일 "우리 국민이 이룬 성취까지 폄훼하는 수준까지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21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해  '문재인정부 5년간 성과도 많았지만 부동산 문제가 해결이 안 돼 답답하다'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드디어 어려운 문제로 들어갔다. 부동산 문제는 여러 차례 송구스럽다는 사과 말씀을 드렸다"면서 "부동산 문제에서 서민들에게 많은 박탈감을 드리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함으로써, 무주택자나 서민들, 또 청년들, 신혼부부들 내 집 마련 기회를 충분히 드리지 못했다는 부분이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K방역을 비롯해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아주 높아졌다"며 "지금은 세계에서 톱10, 경제뿐만 아니리 민주주의 문화, 방역, 보건, 의료, 국방력, 심지어 외교, 국제협력 이 모든 분야에서 거의 톱10으로 인정받을 만큼 국가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이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평했다.

    "불로소득 환수 대책 검토"

    문 대통령은 "근래에 부동산과 관련된 여러 문제들이 생긴다"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간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불로소득이라든지 초과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대책, 그리고 또 그런 민간업자들이 과다한 이익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그런 여러 가지 대책들을 정부가 집중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 또 관련 법안들도 국회에 제출돼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3000명을 넘는 것과 관련해서는 "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갈 때 예상한 수치"라며 "정부는 5000~1만명으로 (신규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 대비한다. 위중증 환자 수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면 거리 두기를 강화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한 질문자는 "교통사고로 병원 입원 중 돌파감염으로 자가격리됐는데, 돌파감염에 대한 지침을 듣지 못했다"며 "치료는 중단되고 답답한 마음이 컸다. 이 상황에서 대책은 있는지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죄송하다. 코로나는 처음 겪는 것"이라며 "매뉴얼을 잘 갖추겠다. 3차 접종까지 이뤄지고 나면 돌파감염 사례는 현저하게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코로나 먹는 치료제 내년 2월에 도입"

    '먹는 치료제는 언제 공급되느냐'는 질문에는 "해외 먹는 치료제 2종을 40만 명분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며 "늦어도 내년 2월에 들어온다.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주장했다가 철회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는 "내각의 판단을 신뢰한다"고 답했다. 요소수 품귀사태와 관련해서는 "문제를 일찍 파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대화에는 KBS가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연령·성·지역 등을 고려해 선정한 국민 30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이 중 200여 명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국민으로 구성해 현장에서 참여했고, 백신 미접종자 등 나머지 100여 명은 화상으로 대화에 참여했다.

    방송은 100분간 진행됐지만 대장동 게이트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선출, 남북 간 긴장관계, 대통령 딸 관저 거주 논란과 같은 현안은 다뤄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부동산 가격 안정세? 귀를 의심"

    방송이 끝나자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백신 수급 차질 및 숨 막히는 통제식 방역으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는 역시나 찾아볼 수 없었다"며 "코로나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사례가 쏟아졌음에도 이에 대한 언급조차 하지 않은 문 대통령의 태도는 경악스럽다"고 평가했다.
     
    임 대변인은 "'코로나 때문에 줄어들었던 고용이 99.9% 회복되었다'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대통령의 답변에는 귀를 의심했다"면서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빛깔마저 좋지 않은 '빛 바랜 개살구'였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임기 말 마지막 국민과의 대화였음에도 국정운영 5년 동안 심화했던 불평등과 불공정 문제에 대해 진솔한 사과나 책임 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오늘 문 대통령은 말이 아니라 속 시원한 대책을 내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비판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근거를 가지고 반박하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 수석은 "(대통령은) 문재인정부가 이룬 성취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역대 정부가 이룬 성취들이 쌓여온 것이고 우리 국민이 이룬 성취인데, 그것마저도 폄훼한다면 바로 우리 국민이 이룬 일에 대해서 스스로 폄훼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뜻"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