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3차례 '심의업무 수행' 위한 소위원회 개최… 유한기, 김문기, 김민걸 등 참석유한기 "개발사업1팀 1명, 전략사업팀 1명, 개발본부장 등 3명 절대평가 심사위원 어떤가"3차 회의서 최모 인사전략팀장 "김문기, 정민용 적합해보여"… 유한기 "합리적이라 판단"
  •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의 모습. ⓒ강민석 기자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의 모습. ⓒ강민석 기자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이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부터 '내부자들'의 계획대로 흘러간 정황이 드러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2015년 3월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심사위원 구성 단계에서 이미 이들끼리 '짜고 치는'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있었고, 그의 측근들은 '투명·공정'을 내세우며 공사 내부 인원을 심사위원회에 투입하기로 '의기투합'했다.

    "투명·공정 심사 위해 공사 내부 인원도 참여해야"

    18일 중앙일보는 유 전 본부장의 측근들이 "투명·공정한 심사를 위해 공사 내부 인원도 참여해야 한다"는 등 사업자 선정에 결정적 논리를 제공하며 심사위원을 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런 명분을 앞세워 유한기 전 개발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과 김문기 개발1처장(당시 개발1팀장), 정민용 변호사를 심사위원으로 투입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런 정황은 국민의힘 이기인 성남시의원이 확보한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 사업제안서 심의업무 수행을 위한 소위원회 결과보고'에 고스란히 담겼다.

    공사는 2015년 3월20일부터 26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 구성 소위원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는 유한기 개발본부장과 김 처장, 김민걸 회계사, 최모 인사전략팀장, A 경영지원팀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유동규 전 본부장의 측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원회서도 '짜고 치기'… 유동규 측근끼리 모여 서로 추켜세워

    유한기 본부장은 '유원(1)'인 유동규 전 본부장 뒤를 이어 '유투(2)'로 불린 2인자였다. 김 처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이 리모델링 조합장을 맡을 당시 아파트 시공사 영업부장을 지냈다. 김 회계사는 천화동인5호 대주주 정영학 회계사 소개로 공사에 입성했다. 최 팀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로, 두터운 신임을 받아 유씨가 아닌데도 '유쓰리(3)'로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3월20일 1차 회의에서 김민걸 회계사는 "공모지침서에 절대평가는 공사에서, 상대평가는 선정심의위원회에서 수행하게 돼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유쓰리'인 최 팀장이 "대장동 사업 실행부서인 개발사업1팀에서 한 명, 타당성을 검토한 전략사업팀에서 한 명, 전체적인 총괄인 개발본부장까지 3명을 절대평가 심사위원으로 선정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냈다. 

    당시 참석자들은 모두 최 팀장의 말에 동의했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했다.

    "김문기 교수가 부동산 전문가니까"… "정민용 변호사는 용역도 해봤으니까"

    2015년 3월26일 3차 회의에서 최 팀장은 "부동산 박사이면서 현재 OO대학교 초빙교수인 김문기 개발사업1팀장과 대장동 사업 타당성 용역을 수행한 전략사업팀 투자사업파트 차장인 정민용 변호사 등 2인이 심사위원으로 적합해 보인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유한기 전 개발본부장은 "합리적이라 판단된다"고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규 전 본부장 측근끼리 서로 추켜세우며 심사위원으로 밀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당시 소위원회는 유동규 전 본부장 측근을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을 결정할 심사위원으로 만들기 위한 자리였던 셈이다.

    유한기·김문기·정민용 등 심사위원 나눠 맡아

    결국 유한기 본부장은 민간사업자 사업제안서 심사에서 절대평가 평가위원장, 상대평가에서는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김 처장과 정 변호사는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모두 심사위원을 맡았다.

    '유동규의 사람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은 대장동 개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 이기인 시의원은 "유 전 본부장의 측근들로 구성된 회의에서, 공사 내부 인물을 심사위원으로 추천한 것 자체가 사실상 특정 컨소시엄을 내정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며 "이들도 모두 수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