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중국 비료 및 요소 수출 규제 관련 조사’ 보고서 입수KOTRA “中, 요소비료 수출 제한” 내용만 보고… "산자부·靑도 ‘비료’ 판단"
  • ▲ 요소수 품절 간판이 내걸린 주유소.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요소수 품절 간판이 내걸린 주유소.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내 물류산업을 뒤흔든 요소수대란과 관련해 문재인정부가 사태 초기부터 ‘요소비료 문제’로 착각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중국 현지 조사보고서에 ‘요소 수출 제한으로 인한 요소수 수급 문제’가 빠져 있고, 산업통상자원부와 청와대는 이런 보고에 별다른 지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OTRA, 열흘간 조사한 보고서에서 ‘요소비료’ 문제만 다뤄

    시대전환 소속 조정훈의원실은 지난 16일 KOTRA의 ‘중국 비료 및 요소 수출 규제 관련 조사’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해당)가 지난 10월11일 요소 수출검사 의무화를 고시한 뒤 KOTRA 베이징무역관이 열흘 동안 현지 조사 및 관련 산업계·정부 관계자 12명과 인터뷰를 해서 만든 보고서다.

    보고서는 “중국이 비료 공급난 완화를 위해 요소 수출을 제한하고 국내 시장에 우선 공급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KOTRA 베이징무역관은 중국 현지의 요소 수급 현황을 파악하고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등에 요소 수급 동향과 수출에 미칠 영향 등을 문의했지만 그 대상은 비료용 요소에 국한됐다. ‘요소수대란’ 가능성은 다루지 않았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KOTRA 베이징무역관 측은 “보고서는 통관과 관련해 중국 내 무역·물류기업에 미칠 영향에 초점을 맞췄다”며 “중국에 있는 기업들을 접촉하다 보니 국내에 미칠 상황은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KOTRA, ‘요소수’ 안 다룬 보고서 산자부에… “청와대도 요소비료 문제로 생각”

    KOTRA는 지난 10월22일 베이징무역관으로부터 해당 보고서를 전달받은 뒤 산업통상자원부에 보고했다. KOTRA는 이때 ‘요소수대란’과 관련한 내용을 넣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OTRA 측은 “우리는 수출 지원이 핵심 업무인 공기업이기 때문에 수입 품목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안 맡고 있다. 수입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는 없는 실정”이라 주장했다고 동아일보가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지난 10월21일 중국 상하이영사관으로부터 차량용 요소수 문제를 포함한 내용의 보고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지난 10월27일 요소수대란과 관련한 업계 간담회를 처음 열었다. 중국 당국이 요소 수출 제한을 고시한 지 16일 뒤였다.

    신문은 또한 “청와대도 요소수 사태 초기에 이를 요소비료 문제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덧붙였다. 신문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는 “해외 공관에서 정부로 들어오는 보고서가 워낙 많다 보니 요소수 같은 핵심 정보를 선별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현재 문재인정부는 요소수 외에도 원자재 공급망을 모니터링 하는 정부 태스크포스(TF) 가동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석유공사에서 운영하는 ‘오피넷’ 등을 통해 요소수 판매 주유소와 재고 현황을 하루 두 번씩 공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