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입북동 일대 배추밭 농지 14억원에 구입…'R&D 파크' 예정돼 급등, 시가 50억 넘어
  • ▲ 김만배 씨가 매입한 '수원 R&D 사이언스파크' 개발 예정 인근 농지. ⓒ이상무 기자
    ▲ 김만배 씨가 매입한 '수원 R&D 사이언스파크' 개발 예정 인근 농지. ⓒ이상무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매입한 '수원R&D사이언스파크' 개발 예정지 인근 지역 땅값이 최근 급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가 대장동 개발로 취한 배당금을 이용해 '제2의 대장동'을 목표로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12일 방문한 입북동 일대 해당 농지에는 배추·상추·파 등이 심겨져 있었다. 주변에 비닐하우스가 있었지만 농민은 보이지 않았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6월 14억6000만원으로 이 농지 1342㎡(약 405평)와 590㎡(약 178평)를 구입했다. 지난 1월 기준 이 땅의 공시지가는 5억1719만6400원이다. 김씨는 은행 대출 없이 현금과 수표로 땅값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부동산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부지 근처에는 매물이 없고 부르는 게 값"이라며 "김씨가 판다면 평당 1000만원 넘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해당 토지를 평당 약 250만원에 구입했는데, 개발이 진행된다면 4배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개발제한 풀려 연구집약시설 '호재' 

    김씨가 매입한 땅은 수원시가 7년째 추진 중인 수원R&D사이언스파크 사업 대상지에 포함된다. 해당 사업은 입북동 일대 35만7000㎡ 부지에 에너지기술(ET)·생명공학(BT)·나노기술(NT) 연구집약시설을 조성하는 계획으로 2019년까지 완공 예정이다. 

    하지만 녹지 조성 문제 등을 놓고 답보상태였다가 최근 수원시가 새롭게 개발 의견을 내면서 사업에 탄력을 받았다. 김씨는 이 부지를 대상으로 지난해 4월 개발행위허가 제한이 풀리자 1년 만에 농지를 구매했다. 

    국민의힘 소속 권영세의원실이 수원시 권선구청으로부터 최근 입수한 '농업경영계획서'에 따르면, 김씨는 '주재배 예정 작목'으로 '배추·무·상추·고구마' 등을 심을 예정이라고 적었다. 또 농사 착수 시기로는 각각 '취득 즉시 7월경', '2021.8.20'이라고 기재했다.
  • ▲ 김만배 씨가 매입한 '수원 R&D 사이언스파크' 개발 예정 인근 농지. 김씨는 구속 상태고 농지 관리는 이전 주인이 하고 있다. ⓒ이상무 기자
    ▲ 김만배 씨가 매입한 '수원 R&D 사이언스파크' 개발 예정 인근 농지. 김씨는 구속 상태고 농지 관리는 이전 주인이 하고 있다. ⓒ이상무 기자
    농업계획서도 썼지만… 구속으로 이전 주인이 관리

    아울러 김씨는 계획서를 통해 '농업경영 노동력의 확보 방안'으로 '본인', '영농 경력 20년'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노동력 확보 방안'으로는 '자기노동력'과 '일부 고용'에 체크했다. '농업기계·장비' 보유 현황으로는 '삽·낫·괭이·호미' 10개, 보유 계획으로는 '필요시 수시 구입' '임대' 등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김씨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여서 직접 농사가 불가능한 상태다. 현재 해당 농지는 김씨에게 농지를 판 박모 씨가 대신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선구청 관계자는 "내년 8~9월쯤 실지조사를 하게 되면 실제로 김씨가 농사를 짓는지 파악할 예정"이라며 "그때도 휴경 상태일 경우 강제로 매각하라는 농지처분명령이 내려진다"고 말했다. 

    김씨는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배임·횡령 등 혐의로 지난 4일 구속됐다. 법원은 전날 김씨 구속 기간을 이달 22일까지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