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2016년 "한국가스공사 부지에 아파트 기업" 이재명 SNS 인용해 보도자료이재명 "용도변경, 아파트 분양으로 업자들은 떼돈 벌겠지만… 절대 안 돼" 주장성남시, 1년 뒤 입장 바꿔 '주거용' 허가, 용적률 대폭 상승… 아파트 오피스텔 들어서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성동구 패스트파이브 서울숲점 라운지에서 '스타트업 정책 토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성동구 패스트파이브 서울숲점 라운지에서 '스타트업 정책 토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에서도 특혜개발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이곳에 "아파트 대신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남시는 2016년 이재명 당시 시장이 SNS에 올린 글을 그대로 인용한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홍보에 나섰다. 이 후보가 언급한 곳은 정자동의 한국가스공사 부지로, 이 후보의 공언과 다르게 이곳에는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섰다.

    성남시는 2016년 2월5일 "이재명 성남시장 '공기업 이전 부지 아파트 특혜 안 돼... 기업 유치!'"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성남시 정자동 한국가스공사 부지를 낙찰받은 A사가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조성을 계획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이 후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성남시가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이재명 "이재명 시장이 있는 한 주거용으로 변경 절대 불가"

    이 보도자료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2016년 2월)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성남 시내 공기업 이전 부지에 필요한 것은 아파트가 아니라 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 세수 증대라고 밝혔다'"고 적혀 있었다. 

    보도자료에는 또 "이 시장은 도로공사·LH 부지도 주상복합용으로 처분하려다(…) '이재명 시장이 있는 한 주거용으로 변경 절대불가'를 밝히고 기업에 안내문까지 보내 주거용 매각을 봉쇄했다'고 밝혔다"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면서 "그 결과, LH 부지는 분당서울대병원이 저가 매수해 생명헬스케어단지로, 도로공사 부지는 제2판교테크노밸리로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보도자료에는 이외에도 이 후보의 의견이 대거 포함됐다. "가스공사에 아파트 짓는 건 과밀만 심화시키고 성남시에 아무런 득이 안 된다. 업자들은 용도변경과 아파트 분양으로 떼돈을 벌겠지만"이라고 이 시장이 지적했다" 등의 발언을 비롯해 "개발이익 환수를 통한 가용재원 확보로 시민복지 확대를 추진하는 성남시가 이런 특혜성 용도변경에 동의할까?" "뉴스테이법에 '중앙정부의 계획을 반영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으니 반영은 하지만 극히 일부만 할 것" 등의 내용이다.

    "가스공사와 인수업체, 부당 특혜 챙길 생각 버려라" 강조하기도

    성남시는 또 "이 시장은 '가스공사와 인수업체는 로비와 압력으로 부당특혜 챙길 생각 버리시고, 기업 유치에 힘쓰는 게 빨리 자산매각 정리하는 길이라는 점 알아두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던 성남시는 1년이 지난 2017년 8월 돌연 태도를 바꿨다. 성남시는 시립병원 간호인력 숙소 65실 등을 기부채납받는 조건으로 한국가스공사 부지 면적 대부분을 주거용으로 허락해줬고 용적률도 기존 400%에서 560%로 대폭 올려줬다. 

    결국 한국가스공사 부지에는 아파트 500여 가구와 오피스텔 160여 실이 들어섰고, 사업 시행을 맡았던 A사는 올해까지 1465억원의 누적 분양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1년 뒤 한국가스공사 부지에 '주거용' 허가… 개발사 분양수익 1465억

    같은 자리에 21층 규모의 업무시설도 지어졌지만 입주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조선일보는 성남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행사에서 기업 유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아직 입주 협의가 완료된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성남시는 해당 보도자료에서 백현동 사업도 언급했다.  성남시는 "도로공사·LH 부지 외에도 옛 한전KPS 부지에 국내 유력 소프트웨어 업체 본사,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는 R&D센터, 오리역 인근 옛 주택공사 부지에는 LH 경기지역본부를 유치하는 등 성남지역 5대 공기업 이전 부지에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남시, 백현동도 "기업유치" 강조했는데… 일반 아파트 단지로

    이 중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는 성남시가 토지 용도를 '녹지'에서 '준주거지'로 4단계나 올려준 덕에 아파트가 들어서, 또 다른 특혜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백현동 사업 시행사인 '성남알앤디PFV'는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1200여 가구 규모의 일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해 30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R&D센터 예정지는 공터로 방치되는 등 진척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