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선 흥행으로 내 역할은 종료"… 尹 선거운동 불참 시사
  • ▲ 지난 5일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 후 홍준표 의원(왼쪽)과 포옹하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연합뉴스
    ▲ 지난 5일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 후 홍준표 의원(왼쪽)과 포옹하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연합뉴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향후 대선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에 참여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무야홍(무조권 야권 후보는 홍준표)' 바람을 일으키는 등 윤 후보와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홍준표 "내 역할은 종료… 비리의혹 대선에는 참여 안 해"

    홍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이번 대선에서 저는 우리 당 경선을 다이나믹하게 만들고 안갯속 경선으로 흥행 성공을 하게 함으로써 그 역할은 종료됐다고 본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저의 역할은 전당대회장에서 이미 밝힌대로 거기까지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홍 의원은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사실상 윤 후보 중심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암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대장동·조폭 연루 의혹과 고발사주·처가 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공수처 수사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홍 의원은 "다만 이번에 저를 열광적으로 지지해준 2040들의 놀이터 청년의꿈 플랫폼을 만들어 그분들과 세상 이야기 하면서 향후 정치일정을 가져가고자 한다"면서 "나머지 정치 인생은 이 땅의 청장년들과 꿈과 희망을 같이 하는 여유와 낭만으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게 그동안 수천통의 카톡과 메시지를 보내주신 여러분들께서는 곧 개선될 청년의꿈 플랫폼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며 글을 맺었다.

    윤석열, 홍준표 끌어안기 나서… "우리는 깐부"

    윤 후보는 경선 경쟁자였던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를 향해 "이제 우리는 모두 정권교체를 위한 깐부"라며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깐부'는 구슬치기 등 놀이에서 '같은 편'을 뜻하는 은어로,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사용돼 인기를 끄는 유행어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당의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감동적인 승복과 단결을 이뤘을 땐 승리했지만, 그렇지 못했을 땐 패배했다"고 말했다.

    특히 윤 후보는 홍 의원을 향해 "홍 선배님의 짧은 메시지는 제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저의 수락연설보다 훨씬 빛났다"며 "멋진 위트까지 곁들인 낙선 인사와 국민과 당원들에게 보여준 맏형다운 그 미소,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2030 청년층의 지지가 높았던 홍 의원 '끌어안기'에 나서며 경선 과정의 갈등을 봉합하는 제스처로 풀이된다.

    또 유 전 의원에게는 "'경선 과정에서의 일은 모두 잊고 당 화합과 정권교체를 위해서 함께 힘써달라'는 당부의 말씀을 전해주신 유 후보의 메시지도 감동적"이었다고 했으며, "'정권교체를 위해서 모든 걸 바치겠다'는 원 후보님의 말씀도 너무나 든든했다"고 전했다.

    "노인의힘으로 잘해보라"… 2030 청년 표심 회복 급선무 

    한편,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홍 의원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청년층의 반발에 휩싸인 상황이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원의 높은 지지를 받았던 윤 후보가 일반 국민여론조사에서 앞선 홍 의원을 제치고 선출되자 젊은층의 당원들을 중심으로 '탈당' 행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세대 간 갈등을 봉합하고 윤 후보의 청년층 지지를 끌어올리는 것이 향후 본선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오늘 탈당한다. 203040 없이 대선 잘 치르시라" "구태정치로 청년의 희망을 짓밟았다. 정권교체는 당신들처럼 구태정치 좋아하는 6070 어르신들 데리고 많이 하시라"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