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최윤길 측근-민간 개발업자 녹음파일 확보… 최윤길 시의장 당선 계획 담겼다"대장동 사업자들과 민주당에 정책공조"… 최윤길은 "그런 사실 없다" 부인최윤길, 의장 선출 뒤 당적 바꿔… 의원직 내려놓은 후 지난해부터 화천대유 부회장 맡아
  • ▲ 지난 2015년 3월 13일 이재명(오른쪽) 당시 성남시장이 시청 시장실에서 성남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선임된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2015년 3월 13일 이재명(오른쪽) 당시 성남시장이 시청 시장실에서 성남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선임된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세력이 2012년 성남시의회 의장선거 당시 최윤길 시의원을 의장에 앉히기 위해 시의원 포섭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의장은 성남시의회 의장에 당선된 뒤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주도한 인물로, 지난해부터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4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2014년 최 전 의장의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한 경기남부경찰청은 최 전 의장 측근인 김모 씨와 대장동 민간개발업자 A씨 간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민주당도 '새누리당' 최윤길 밀기로 합의… 기다려보라"

    녹음파일에는 김씨가 최 전 의장을 시의장에 당선시키기 위한 계획을 A씨에게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씨는 최 전 의장 대신 대장동 초기 사업자인 이강길 전 씨세븐 대표와 정영학 회계사 등을 수시로 만나 사업 상황을 공유받은 인물로 알려졌다.

    해당 녹취록에서 김씨는 "대장동 사업자들과 최 의원을 시의장으로 만들어주는 조건으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에 정책공조를 해주겠다고 했고, 민주당도 최 의원을 밀어 주기로 합의했으니 기다려보라"며 "민주당 시의원 B씨와 새누리당 시의원 C씨 2명이 도와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 전 의장에게 이 녹음파일을 들려주며 '김씨가 도움을 준 것이 맞느냐'고 물었지만, 최 전 의장은 "그런 사실이 없고, 김씨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른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최윤길, 당적 바꾼 후 성남도공 설립 통과 앞장서

    최 전 의장이 의장에 당선된 2012년 7월 성남시의회 의장선거에서 새누리당은 박권종 전 성남시의회 부의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경선에서 떨어진 최 전 의장은 당의 결정을 무시하고 출마했는데도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와 새누리당 내 이탈표로 의장 자리에 올랐다. 새누리당이 곧 제명 절차에 착수하자 최 전 의장은 같은 해 8월 새누리당을 탈당해 민주통합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과 같은 당적을 갖게 된 최 전 의장은 이후 시의회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최 전 의장은 2013년 2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시키는 데 앞장섰고, 공사 설립 직후인 2013년 9월 말부터 대장동 민·관 합동 개발이 추진됐다.

    최윤길 '1억원대 뇌물' 무혐의였는데… 경찰, 전면 재수사 착수

    2013년 경찰은 최 전 의장이 2010년 6월 지방선거 무렵 이강길 대표 등으로부터 1억2000만원 상당의 뇌물과 280만원 상당의 골프채 세트를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했다. 이 대표 측으로부터 새차 구입비 1억원, 선거자금 2000만원 등을 건네받았다는 혐의였다. 

    하지만 이 돈을 전달하기로 했다는 이 대표의 동업자와 최 전 의장은 사실관계를 부인했고, 검찰은 결국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그런데 당시 이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관계자들이 허위진술을 했다고 주장하며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대장동 비리 의혹을 재수사하는 경기남부경찰청은 최근 최 전 의장의 뇌물수수 혐의를 전면 재수사 중이라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경찰은 최 전 의장이 2014년 의장직을 내려놓은 뒤부터 지난해 회천대유 부회장 자리에 앉을 때까지 대장동 사업에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