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재정혁신은 투자출연기관도 예외 아냐"… 서울시 "삭감 예산 TBS가 마련해야"100억원 삭감하면 출연금 비중 절반 수준으로 줄어… 90% 민주당 차지 시의회 동의 진통 예상
  • ▲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TBS 사옥. ⓒ뉴데일리DB
    ▲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TBS 사옥. ⓒ뉴데일리DB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년도 TBS 출연금을 100억원가량 삭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방송인 김어준씨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TBS에 대한 제재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서울시의회는 "오히려 TBS출연금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출연금 삭감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오 시장은 내년도 예산안 제출을 앞두고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서울시는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재정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내년도 예산 편성을 통해 예산사업의 재구조화와 지출구조조정에 착수하겠다"고 예고했다. 오 시장은 서울물재생시설공단, 서울시미디어재단 TBS, 서울교통공사 등을 거론하며 "재정 혁신은 투자출연기관도 예외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어준 정치편향' TBS 제제 조치로 풀이돼 

    서울시의 이런 조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둘러싼 정치 편향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오 시장을 향해 "TBS에 매년 400억원의 보조금이 나가는데 제대로 안 하면 보조금을 줄이거나 잘라야 한다"며 "변함없이 내버려 두는 게 답답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오 시장은 "TBS가 독립재단화 됐는데 서울시가 간섭한다거나 방송 내용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한계가 있다"면서도 "프로그램이 정치 편향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정도(正道)를 걷는 방송이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가 TBS에 준 출연금은 TBS 총예산 515억원의 73%에 달하는 375억원이다. 서울시가 내년도 출연금을 100억원 줄인 260억~270억원 정도로 지급하면 내년 TBS 전체 예산에서 서울시 출연금 비중은 절반 수준으로 줄게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100억 원 이상 삭감할 것으로 보인다"며 "삭감된 예산은 TBS가 수익사업을 늘리거나 지출을 늘려서 마련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시의회 110석 중 101석 민주당… 김인호 의장 "행정 연속성 무너지는 것 좋지 않아" 

    문제는 서울시가 TBS 출연금을 삭감하기 위해서는 시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재 서울시의회는 110석 중 101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인 TBS의 애청자가 많다는 건 오히려 장려하고 지원해야 할 일"이라며 "정치 편향성 문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기관이 지도감독하면 될 일"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오 시장의 임기가 6개월여 남은 시점에서 그간 해오던 정책이 뒤집히고 예산이 삭감되는 등 급격히 행정의 연속성이 무너지는 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TBS는 1990년 서울시 산하 교통방송본부로 시작해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으로 출범했다. TBS는 서울시로부터 독립한 후에도 여전히 수입의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지하는 상황이다. TBS는 라디오의 경우 현재 상업광고가 제한됐지만 TV, eFM 프로그램을 통한 상업광고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