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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S사의 전환사채(CB) 발행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돼 관심이 쏠린다. CB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사채를 뜻한다.
14일 노컷뉴스는 S사가 2018년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CB는 당시 설립된 지 2개월밖에 안 된 C사가 모두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자기 돈을 들이지 않고 저축은행 대출로 CB를 매입했다는 것이다.
C사의 대주주(지분 40%)는 S사 회장 김모 씨이며, C사의 주요 주주(지분 10%)도 S사 사내이사 박모 씨다. C사는 최근까지도 특별한 영업활동이나 매출 없이 주로 차입금을 통해 자금을 운영했고,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올 때마다 같은 주소지에 소재한 S사가 깊숙이 개입했다고 한다.
S사의 김 회장이 자신이 대주주인 C사를 통해 S사의 CB를 전량 인수한 것은 통상적인 방식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CB는 보통 사업 확장이나 부채 상환 등 자금이 필요할 때 외부에서 돈을 끌어오기 위해 발행하기 때문이다.
S사, 저축은행에 계열사 주식 담보로 제공
특히 C사가 CB 매입을 위해 한 저축은행으로부터 100억원을 이율 15% 조건으로 빌리는 과정에서 S사는 자신의 계열사 주식을 해당 저축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기까지 했다. 돈은 C사가 빌렸는데 S사가 대신 보증을 선 것이다.
회계 전문가들은 S사가 C사 대신 이같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는 배임에 해당한다고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C사는 2020년 2월부터 S사의 100억원 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해 1023만5414주를 확보한 뒤 순차적으로 매각했다. S사는 이렇게 매각해 확보한 현금 약 113억원으로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을 상환했다.
C사는 또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대표이사에게 총 70억원에 가까운 액수를 지급했는데, 이 돈의 행방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C사 대표이사 단기대여금은 약 17억원으로, 이는 해당 금액만큼 외부로 현금이 유출됐다는 것을 뜻한다. C사는 이미 사업 초기인 2018년 다른 회사로부터 차입한 금액 중 52억7000여 만원의 돈을 대표이사에게 단기대여했다.
S사 "회장 개인 자격으로 저축은행 대출"
이와 관련, S사 관계자는 "당시 S사의 재무제표가 좋지 않아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 오너였던 김 전 회장이 높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개인 자격으로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려 왔다"며 "이후 돈은 이자까지 합해서 모두 갚았고,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은 오히려 손해도 많이 봤다. 부당한 내부 거래는 없었다"고 노컷뉴스에 해명했다.
C사가 대표이사에게 수십억원의 대여금을 지급한 배경은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을 아꼈다.
앞서 지난 7일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은 "이 후보 선거 캠프에서 활동 중인 이태형 변호사가 과거 이 후보 부부를 변호하면서 현금 3억원과 3년 후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 20억여 원어치를 받은 의혹이 있다"며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다.
이 후보가 변호사비용으로 3억원을 지출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점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러면서 해당 의혹의 배후에 중견기업 S사가 있다고 지목했다.
S사와 그 계열사 등에는 이 후보의 변호인과 측근들이 포진했다. 이 변호사는 2019년 12월 S사의 계열사 V사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지난 1월 사임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2017년 3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S사 사외이사를 지냈다.
국민의힘 "변호인단 수임료 3억원? 터무니없어"
야권에서는 이 후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두고 비판을 제기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후보는 약 10곳의 법무법인에서 대법관 출신 등 전관예우를 받는 유명 변호사 20여 명으로 초호화 어벤저스급 변호인단을 꾸렸다"며 "이 후보가 주장한 '3억원'은 초호화 변호인단의 수임료로는 터무니없이 적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사 한 명에게 20억여 원을 준 것이 사실이라면, 전체 변호인단 비용은 100억원 이상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 고발된 내용"이라고 소개한 허 대변인은 "이 후보는 여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된 만큼 본인을 둘러싼 모든 의혹들에 대해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고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