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사 2018년 100억원 규모 CB 발생… 설립 2개월 된 C사가 모두 매입S사 회장, C사 지분 40% 보유… C사에서 빠져나간 70억 '오리무중'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서울공약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재명 캠프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서울공약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재명 캠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S사의 전환사채(CB) 발행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돼 관심이 쏠린다. CB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사채를 뜻한다.

    14일 노컷뉴스는 S사가 2018년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CB는 당시 설립된 지 2개월밖에 안 된 C사가 모두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자기 돈을 들이지 않고 저축은행 대출로 CB를 매입했다는 것이다.

    C사의 대주주(지분 40%)는 S사 회장 김모 씨이며, C사의 주요 주주(지분 10%)도 S사 사내이사 박모 씨다. C사는 최근까지도 특별한 영업활동이나 매출 없이 주로 차입금을 통해 자금을 운영했고,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올 때마다 같은 주소지에 소재한 S사가 깊숙이 개입했다고 한다.

    S사의 김 회장이 자신이 대주주인 C사를 통해 S사의 CB를 전량 인수한 것은 통상적인 방식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CB는 보통 사업 확장이나 부채 상환 등 자금이 필요할 때 외부에서 돈을 끌어오기 위해 발행하기 때문이다.

    S사, 저축은행에 계열사 주식 담보로 제공

    특히 C사가 CB 매입을 위해 한 저축은행으로부터 100억원을 이율 15% 조건으로 빌리는 과정에서 S사는 자신의 계열사 주식을 해당 저축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기까지 했다. 돈은 C사가 빌렸는데 S사가 대신 보증을 선 것이다. 

    회계 전문가들은 S사가 C사 대신 이같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는 배임에 해당한다고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C사는 2020년 2월부터 S사의 100억원 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해 1023만5414주를 확보한 뒤 순차적으로 매각했다. S사는 이렇게 매각해 확보한 현금 약 113억원으로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을 상환했다.

    C사는 또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대표이사에게 총 70억원에 가까운 액수를 지급했는데, 이 돈의 행방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C사 대표이사 단기대여금은 약 17억원으로, 이는 해당 금액만큼 외부로 현금이 유출됐다는 것을 뜻한다. C사는 이미 사업 초기인 2018년 다른 회사로부터 차입한 금액 중 52억7000여 만원의 돈을 대표이사에게 단기대여했다.

    S사 "회장 개인 자격으로 저축은행 대출"

    이와 관련, S사 관계자는 "당시 S사의 재무제표가 좋지 않아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 오너였던 김 전 회장이 높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개인 자격으로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려 왔다"며 "이후 돈은 이자까지 합해서 모두 갚았고,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은 오히려 손해도 많이 봤다. 부당한 내부 거래는 없었다"고 노컷뉴스에 해명했다.

    C사가 대표이사에게 수십억원의 대여금을 지급한 배경은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을 아꼈다.

    앞서 지난 7일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은 "이 후보 선거 캠프에서 활동 중인 이태형 변호사가 과거 이 후보 부부를 변호하면서 현금 3억원과 3년 후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 20억여 원어치를 받은 의혹이 있다"며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다. 

    이 후보가 변호사비용으로 3억원을 지출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점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러면서 해당 의혹의 배후에 중견기업 S사가 있다고 지목했다.

    S사와 그 계열사 등에는 이 후보의 변호인과 측근들이 포진했다. 이 변호사는 2019년 12월 S사의 계열사 V사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지난 1월 사임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2017년 3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S사 사외이사를 지냈다.

    국민의힘 "변호인단 수임료 3억원? 터무니없어"

    야권에서는 이 후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두고 비판을 제기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후보는 약 10곳의 법무법인에서 대법관 출신 등 전관예우를 받는 유명 변호사 20여 명으로 초호화 어벤저스급 변호인단을 꾸렸다"며 "이 후보가 주장한 '3억원'은 초호화 변호인단의 수임료로는 터무니없이 적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사 한 명에게 20억여 원을 준 것이 사실이라면, 전체 변호인단 비용은 100억원 이상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 고발된 내용"이라고 소개한 허 대변인은 "이 후보는 여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된 만큼 본인을 둘러싼 모든 의혹들에 대해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고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