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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엔 "50개 꽂아", 자술서엔 "3억 해준 것 감사"… 법조계 "유동규가 관건"

박수영 의원, 지난 6일 녹취록 속 유동규 의혹 지적… 자술서엔 유동규 뇌물 수수 정황 드러나

입력 2021-10-12 17:03 | 수정 2021-10-12 17:46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정영학 회계사와 정민용 변호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과 자술서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법조·정치인 대상 로비 정황과,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관련 3억원의 뇌물수수 경위가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의 수사 방향에 이목이 집중된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 및 자술서가 유 전 본부장의 범죄 혐의를 밝혀줄 '스모킹건'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녹취록에 담긴 유동규·김만배의 로비 정황

12일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우선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시점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 씨에게 'OOO에게 50개(50억원)를 꽂으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때 언급된 인물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장했던 이른바 '50억원 클럽 명단'과 중복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의원이 공개한 '50억원 클럽 명단'에는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무소속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홍모 씨 등 6명이 등장한다.

녹취록에는 또 김씨가 '성남시의장에게 30억원, 성남시의원에게 20억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하자 유 전 본부장이 '전달하라'고 지시하는 내용도 담겼다고 한다. 

이 내용 역시 박 의원이 지난 정무위 국감에서 밝혔다. 당시 박 의원은 "(녹취록에는) 50억원은 아니나 성남시의회 의장과 시의원에게도 로비 자금이 뿌려졌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정민용 자술서엔 유동규-남욱 위례 사업 관련 정황 담겨

정민용 변호사가 지난 9일 검찰에 제출한 A4 용지 20쪽 분량의 자술서에는 유 전 본부장의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관련 뇌물 3억원 수수 경위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정 변호사의 자술서에는 지난해 8월 남욱 변호사가 남양주도시공사가 주관한 양정역세권 사업자 공모에 지원했다 탈락한 직후 유 전 본부장을 만났을 때의 이야기가 담겼다. 

유 전 본부장은 양정역세권 사업자 공모에서 떨어진 남 변호사에게 "시끄럽게 굴지 말고 잊어버리라"며 "너희가 3억을 해줘서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런데 배신은 너희가 한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또 "그 빚은 위례사업으로 다 갚은 거다"라며 "너희 3명과 나는 더 이상 채권·채무관계는 없다"고 한 내용도 자술서에 담겼다고 한다.

여기서 유 전 본부장이 지칭하는 '너희 3명'은 위례사업 동업자인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재창 씨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각각 화천대유의 관계사 천화동인 4호·5호의 실소유주며, 정재창 씨는 위례신도시 개발 민간사업자인 '위례자산관리' 대주주다. 

현재 검찰에 구속된 유 전 본부장은 이들로부터 3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 매체에 따르면, 정 변호사 자술서에는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위례사업 당시 개인적으로 진 빚 3억원 때문에 곤경에 처하자 남 변호사를 불러 "3억원을 좀 해줄 수 있느냐"고 요구한 내용도 담겼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정재창·정영학과 3억원을 마련해 유 전 본부장을 직접 찾아가 전달했고, 유 전 본부장은 이들 3명이 위례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도움을 준 것으로 의심한다.

중앙일보는 또 유 전 본부장이 언급한 '배신'은 남 변호사 등이 유 전 본부장을 빼고 위례신도시 개발에 민간사업자로 참여한 것이라고도 보도했다. 그러면서 "2014년쯤 김 회장이 남 변호사, 정 회계사와 모여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술집에 유 전 본부장이 찾아와 '셋이서 나를 따돌리고 위례 개발이익을 몰래 챙기려 했다'며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의 뺨을 때리며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는 김만배 씨 측근의 말을 덧붙였다.

김만배 씨 측근은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 등을 폭행한 이 사건을 김씨가 알게 되면서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비밀을 알게 됐고, 이는 김씨가 대장동 사업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위례신도시 사업, 대장동 개발과 판박이

위례신도시 사업은 2013년 9월 출범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첫 사업으로, 대장동 개발사업과 같은 민·관 합동개발 방식으로 이뤄졌다. 당시 민간사업자로는 위례자산관리가 선정됐다. 

이때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천화동인의 역할을 한 위례자산관리의 자회사 '위례투자 2·3호'에는 각각 남욱 변호사의 부인 정모 씨와 정영학 회계사의 부인 김모 씨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녹취록 등에 유동규의 범죄 혐의나 로비 정황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 검찰 수사의 방향을 결정짓고 혐의를 입증할 중요한 자료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아직 수사 초기 단계이고 기소가 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12일 오전부터 유 전 본부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정 회계사의 녹취록과 정민용 변호사의 자술서에 담긴 내용을 근거로 유 전 본부장에게 해당 의혹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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