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초기 개발1·2팀장 불러… 위례 개발 참여한 1팀장 '낙점'민간 사업자에게 유리한 편법… 전략사업팀, 타당성 검증 없이 신설
  • ▲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사업 공모 전 자신의 측근을 담당자로 지목해 별도의 팀을 운영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간사업자에게 유리한 사업구조를 짜기 위해 편법을 썼다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던 2015년 초 당시 개발1팀장(현 김문기 개발1처장)과 개발2팀장(현 이현철 개발2처장)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1팀장을 '낙점'했다고 8일 보도했다.

    유 전 본부장은 개발1·2팀장의 직속상관(개발본부장)이 아닌 기획본부장이었지만 "위례 개발을 개발1팀과 진행했으니 이번 대장동 개발도 그 팀과 진행하겠다"는 이유를 대며 담당 부서를 직접 정했다고 한다.

    김 처장은 '연줄', 이 처장은 '소신파'

    김문기 처장은 유 전 본부장이 리모델링 조합장을 맡았던 아파트의 시공사 영업부장 출신이며, 그 인연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한 연줄이 있다. 김 처장은 올 초까지 대장동 개발의 실무책임자였고, 민간 사업자 선정 당시 1·2차 평가위원으로 참여했으며 '성남의뜰'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몫의 사외이사를 맡았다.

    이현철 처장은 지난 6일 성남시의회에 나와 "당시 민간 사업자의 초과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최종 반영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검찰은 최근 이 처장과 김 처장을 잇따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위례신도시 개발은 김 처장 외에도 천하동인 4호와 5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가 민간으로 참여한 사업이다.

    이기인 성남시의원은 "위례신도시에서 재미를 본 화천대유 세력과 유 전 본부장이 더 큰 이익을 챙기기 위해, 바른말 잘하는 간부 대신 위례 사업부터 함께한 간부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별동대' 전략사업팀 편법 구성

    대장동 개발사업의 수뇌부인 전략사업팀을 신설할 때도 측근 위주의 선발이 이뤄졌다. 공공기관은 일반적으로 중요 부서를 신설할 때 외부 기관의 타당성 연구용역을 진행하는데, 그런 절차가 생략됐다.

    유 전 본부장과 당시 황무성 이사장이 "2014년 8월1일자로 법무지원팀을 없애고 전략사업팀(5명) 밑에 투자사업파트를 신설한다"는 내부 결재 문서에 사인 했다. 그러자 내부에서도 뒷말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유동규의 '별동대' 역할을 한 전략사업팀은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 사업자 공모지침서와 사업협약서 작성에 관여했다. 사업을 담당한 개발1팀과 2팀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묵살된 것도 이 시기다.

    전략사업팀장은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5호 실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와 같은 회계법인에서 일했던 김민걸 회계사였다. 천화동인4호의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추천으로 공사에 입사한 정민용 변호사도 이 팀에서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