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이재선-김혜경 씨 통화 내용 보니… "유동규 엄청 사랑합디다""한양대 음대 나와서, 건축사무소, 리모델링 하다 왔다" 유동규 이력까지 밝혀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경선후보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 방송토론회에 앞서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경선후보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 방송토론회에 앞서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선후보가 "측근이 아니다"라고 밝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과거 이 후보의 형과 배우자의 전화 통화에도 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후보의 형인 고(故) 이재선 씨는 당시 "이재명 주변에는 이런 사람만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옆에는 전부 이런 사람만 있느냐"

    1일 본지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재선 씨와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는 2012년 6월5일 오전 11시쯤 10분가량 통화했다. 

    이재선 씨는 통화에서 자신이 동생(이재명 후보)이 시장으로 있는 성남시청에 인사압력을 행사한다는 이 후보(당시 성남시장) 측의 주장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후보 측에 당시 부적절한 인사들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에 대한 문제제기가 인사압력일 수 있느냐는 취지였다. 

    김씨는 이에 "만나서 이야기하자"며 만남을 제안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해당 통화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설계자로 불리는 유 전 본부장이 등장한다. 

    이재선 씨는 통화에서 김혜경 씨에게 "(이 후보가) 파크뷰를 반대했는데 뭐하러 대장동 개발을 하느냐"고 비난했다. 이 후보는 2000년께 변호사 신분으로 성남시민모임 집행위원장 시절 '분당 파크뷰 아파트 용도변경 및 특혜분양 의혹'을 제기했었다. 

    "내 문자 보니까 유동규 엄청 사랑합디다"

    이재선 씨는 유 전 본부장이 이 후보의 최측근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유동규 뭐 하던 사람이냐. 한양대 음대 나와서 건축사무소 '삐끼' 하다가 분당에 세 개 있는 리모델링 하다가 왔다"며 "이재명이 옆에는 전부 이런 사람만 있어요. 협박하고…"라는 비난이었다. 

    실제로 유 전 본부장은 한양대 음대 출신으로 2009년 정자동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 조합장을 맡았다. 해당 녹취 파일을 2018년 공개했던 장영하 변호사도 녹취록에 등장하는 인물이 "유동규가 맞다"고 확인했다. 

    이재선 씨는 이어 "내(가) 문자 보니까 (이재명 당시 시장이) 유동규 엄청 사랑합디다"라고 언급했다. 

    김혜경 씨는 "전화기가 울려서 안 들린다"며 거듭 만남을 재촉했다. 이재선 씨는 "혼자 오시라. 수행비서들 싫고 협박하는 놈들 다 싫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0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됐을 당시 시장직인수위원회의 도시건설분과 간사를 지냈다. 이후 같은 해 성남시설관리공단(공사 전신)에 기획본부장으로 들어갔다. 성남시설관리공단과 통합 출범(2014년 1월)한 공사에서 퇴사했다 같은 해 8월 기획본부장으로 다시 입사한 것으로 전한다.

    앞서 이 후보는 30일 TV조선 주관으로 열린 민주당 제20대 대선 토론회에서 "(유 전 본부장은) 리모델링 하던 분인데, 제 선거를 도왔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이전에 시설관리공단 직원 관리 업무를 했을 뿐 측근은 아니다"라며 "산하 기관 중간간부가 다 측근이면 측근이 미어터질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