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제3노조 "아내는 위례, 남편은 대장동서 배당금잔치… 소수가 투기적으로 독식"성남시의회, 행정사무조사 추진… "150억원 행방과 도시개발 전반 문제점 확인할 것"
  • ▲ 2021년 1월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위례신도시에 건축중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 2021년 1월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위례신도시에 건축중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남욱 변호사의 부인이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체 등의 임원으로 등재됐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소속 성남시의원들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의혹에 더해 '위례신도시' 개발 의혹 진상규명도 추진할 방침이다.

    '화천대유자산관리' 관계사인 '천화동인4호'의 실소유주인 남 변호사는 배당금을 1000억원가량 받고 최근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부인 J씨는 MBC에서 기자로 일하다 지난 16일 퇴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MBC 제3노조는 27일 성명을 통해 "남욱 변호사 부인인 전 MBC 기자 J씨가 위례신도시 개발회사와 투자회사에 임원으로 등재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회사 업무를 하면서 위례신도시 개발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의 자산관리나 개발이익 수령을 위해 임원으로 활동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위례신도시는 2013년 11월4일 '푸른위례프로젝트'(SPC·특수목적법인)를 세우고, SPC의 자산을 관리하는 자산관리회사가 개발사업 전반을 주도했다. 이 자산관리회사로 책정된 '위례자산관리' 주식회사 등기부에 따르면, J씨는 설립등기 시점부터 그해 12월5일까지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J씨, 푸른위례프로젝트·위례투자2호 사내이사 겸임

    특히 J씨는 SPC의 지분을 갖고 투자비율에 따라 배당을 받는 주식회사 '위례투자2호'에도 2013년 11월4일부터 2014년 8월25일까지 사내이사로 등재돼 투자금과 배당금 등을 관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방식은 대장동 개발사업 때 성남개발공사가 민간 사업자와 공동으로 출자해 '성남의뜰'이라는 SPC를 세우고 자산관리회사인 화천대유가 사업을 주도한 것과 동일하다. 천화동인1~7호처럼 위례투자1~2호, 위례파트너3호 등을 설립해 투자한 것도 유사하다.

    위례신도시 사업으로 발생한 306억원의 수익 중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가져간 금액은 150억원이며, 나머지 150억여 원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위례자산관리 사내이사 김모 씨의 주소는 천화동인5호 소유주 정모 회계사와 같아 이 두 사람도 남 변호사 부부처럼 가족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J씨와 김씨 등이 150억여 원의 배당금을 나눠 가져갔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MBC 제3노조의 주장이다.

    "개발 주도하면서 거액의 개발이익 노려"

    MBC 제3노조는 "기자 신분으로 성남 노른자 위례신도시의 개발을 주도하면서 거액의 개발이익을 노렸다"며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할 개발이익을 '민관 합동개발'과 '투자1호, 1호'와 같은 복잡한 구조 속에 숨기고 소수가 투기적으로 독식하는 일을 주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아내는 위례에서, 남편은 대장동에서 거액의 배당금 잔치를 벌였는데 그들이 말하는 합법은 무엇인가"라고 개탄한 제3노조는 "J기자는 겸업금지 의무를 위반해 사규를 어겼으므로 징계를 받아야 하고 퇴직금 지급도 일단 보류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성남시의회 야당 시의원들은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 따른 행정사무조사를 추진 중이다.

    정봉규 국민의힘 시의원은 통화에서 "총 13명의 시의원 중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9명의 시의원들이 협력해서 위례뿐만 아니라 도시개발 전반에 대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예정"이라며 "시의회 임시회에서 조사 안건이 통과되면 특위 위원장을 뽑고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기인 시의원은 통화에서 "대장동 특혜 의혹을 규명하는 안건을 만드는 중에 위례 건도 불거져 한꺼번에 접수하게 됐다"며 "△150억여 원 배당금의 행방 △개발 당시 업체 선정 과정 △관련자의 가족관계 등도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현 ""가장 큰 공통분모는 당시 시장 이재명"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각에서는 특정 무리가 위례신도시에서 한 번 재미를 본 뒤 판을 크게 키워 대장동에서 치밀한 계획 하에 역대급 일확천금으로 한탕 해 먹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며 "가장 큰 공통분모는 두 사업 모두 당시 성남시장이 이재명 후보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 초기에 필요했던 350억원을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으로부터 끌어오도록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남 변호사는 2010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장동 사업에서 손을 떼도록 정치권에 불법 로비를 벌인 혐의로 2015년 구속된 바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의 강찬우 검사장은 퇴직 후 화천대유의 법률 자문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