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도 3배 증가, 검찰의 '무고 범죄 인지'는 59.4% 감소법조계 "예견됐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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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검찰청. ⓒ뉴데일리 DB
개정된 형사법령이 시행된 이후 검찰의 직접수사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무고범죄 수사에 공백이 생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법령 개정 검토 등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우려했던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한다.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조사 결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골자로 하는 개정 형사법령이 시행되면서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이 전년 동기(2020년 1~6월)보다 40% 감소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상반기에 2897건이었던 검찰의 직접수사가 올 상반기에는 1736건으로 쪼그라들었다.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 직접수사… 지난해 2897건→올해 1736건검찰에 직접 고소·고발된 사건 역시 1만2533건으로 전년 동기(5만1049건) 대비 73.5% 감소했다. 아울러 사법경찰(사경)에서 검찰로 넘긴 순 송치·송부사건은 53만888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사경이 검찰에 송치한 사건 가운데 보완수사 요구는 3만5298건으로, 송치 사건(31만3503건)의 11.2%다. 개정법이 시행되기 전인 4%와 비교해 약 3배 늘었다.대검은 다만 "보완수사 요구의 경우 사경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 방법이나 사법통제 체계가 크게 변했기 때문에 현재와 단순비교는 어렵다"고 밝혔다.사법질서 저해 사범의 대표적 예시로 꼽히는 '무고범죄' 인지도 대폭 감소했다. 검찰이 지난 6월 말까지 인지한 무고 범죄는 총 129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 318건에서 59.4% 감소한 수치다.아울러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을 수사하거나 공소를 유지하던 중 진범이 따로 있음을 발견하더라도 검찰이 직접수사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규정 해석이 불분명해 검찰의 직접수사 개시가 가능한 '직접 관련성'이 있는 사건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사경 단계부터 다시 수사를 시작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한다.경찰 불송치 결정에 고소인·피해자 반발… 이의신청 1월 131건→6월 8700건검찰이 기소한 송치사건도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만4252건에서 올해 16만3730건으로 15.7% 감소했다. 이 가운데 사경의 불송치 결정에 고소·고발인과 피해자가 이의를 신청한 경우도 증가세를 보였다.이들이 이의를 신청할 경우 사건은 검사에게 송치되는데, 대검이 집계한 '이의사건 송치 누계'는 △1월 131건 △3월 2237건 △6월 8700건으로 늘었다.대검은 "개정 형사법령에 따라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가 제한됨으로써 예상치 못했던 형사절차상의 공백이 있거나 수사상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며 "개정 형사법령 운영상의 문제점에 대해 법령 개정 검토 및 건의 등 적극적인 대안을 지속 제시하겠다"고 밝혔다."형사사법체계 전반의 개편으로 실무상 다소간의 혼선도 있었으나, 상반기 동안 검・경이 10회 이상의 수시 실무협의회 등을 통해 세부적인 문제점을 논의하고 조율했다"고 밝힌 대검은 "향후에도 기관 간 활발한 소통을 통해 개정 형사사법제도 안착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법리 이해 부족한 경찰에 수사 대부분 맡겨… 예견됐던 것"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법무법인 에이치스의 홍세욱 대표변호사는 "상대적으로 법리적 이해가 부족한 경찰에 대부분의 수사를 맡기면서부터 이런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며 "결국 피해는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김기윤 형사 전문 변호사는 "(검찰이) 형사절차상의 공백 등 문제점을 인지한 것은 좋은 일이나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며 "개선의 의지가 정말 있다면 '어떤 사안에 대해 이런 문제가 발생했으니 해당 부분을 고치겠다'는 식의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꼬집었다."직접 경험한 바로,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검찰에서 보완수사를 요구하는데 보완수사도 경찰이 하다보니 고소·고발인이 피곤해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 김 변호사는 "보완수사도 한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많으면 세네번도 하기 때문에 ‘보완수사를 몇 번이나 하는 거냐’며 화를 내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