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집회 때 112에 시민 신고 5건… 경찰, 불법집회 수수방관 논란"차량 진행 불가능" "경찰관은 안 보여"… 신고 5번 접수하고도 "해소될 것" 뭉개광화문 집회 땐 '불심검문' '재인산성'… 민노총, 23일 원주서 또 대규모 집회
  •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 8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지난 3일 서울 종로2가에 모여 노동자대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 8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지난 3일 서울 종로2가에 모여 노동자대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불법집회 당시 교통체증 및 통행불편 등 시민들의 신고에도 수수방관한 정황이 22일 드러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경찰은 지난해 우파 진영의 광화문집회 당시에는 인근 일대를 차벽으로 막아 과잉대응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통행 불가, 시위자가 차량 쳤다" 신고에도… 경찰 "해소될 것"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서울경찰청 자료를 조사한 결과, 지난 3일 민노총의 불법집회 당일 오후 1시53분부터 오후 3시46분까지 집회에 따른 서울시민의 112 신고가 5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신고 내용을 살펴보면 ▲도로 위를 시위자들이 보행하고 있어 차량 진행이 불가능한데 경찰관들은 보이지 않는다 ▲시위자가 차량을 치는 등 차가 움직이지 못한다 ▲시위대가 도로를 막고 점거해 통행이 어렵다 ▲집회소음 등의 내용이었다.

    그러나 서울경찰청은 "집회 관련 상황으로 조속하게 교통이 해소될 것"이라고만 안내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차량정체 및 집회소음 등 두 건의 신고에도 "집회 종결 중인 상황 안내" "급작스런 집회 장소 변경으로 교통정체 있음을 안내"라는 조치만 취했다.
  • ▲ 경찰이 지난해 10월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돌발적인 집회·시위가 열리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차량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이기륭 기자
    ▲ 경찰이 지난해 10월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돌발적인 집회·시위가 열리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차량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이기륭 기자
    민노총 집회 때는 '수수방관'… 광화문 집회 때는 '불심검문'

    반면 경찰은 지난해 개천절 우파 진영의 광화문 차량집회 예고에는 경찰병력 1만1000여 명을 동원해  과잉대응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경찰은 광화문 집회를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이른바 '재인산성'이라고 불리는 경찰버스 차벽과 펜스를 설치해 광화문 일대를 원천봉쇄해 도리어 경찰이 시민 불편을 초래한다는 원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특히 경찰은 이 과정에서 불심검문을 자행하는 등 시민들의 인권 침해와 통행 자유도 제한한 바 있다.

    최 의원은 "민노총의 불법집회 발생으로 시민들의 많은 불편이 야기됐다"며 "당일 경찰의 현장 대응이 충분히 제대로 이뤄졌는지 철저히 조사한 후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총, 23일 강원도 원주에서 또 대규모 집회 예정

    지난 3일 민노총이 서울 종로 일대를 점거하고 진행한 불법집회는 오후 1시50분쯤 시위자들이 집결한 이후 오후 4시쯤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약 8000명이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집회 이후 참가자 중 3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으나 민노총 측은 집회 참석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노총은 코로나19 확진자가 1784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21일에도 세종시에서 499명으로 신고한 집회를 강행했다. 500인 이상 제한을 피하기 위해 숫자를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민노총은 오는 23일에는 강원도 원주혁신도시에서 1200명, 30일에는 3000여 명이 집결하는 대규모 집회를 강행할 예정이다. 

    현재 원주시는 거리 두기 2단계 방침을 적용 중이어서 100인 이하 집회만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실제로 예고된 인원이 동원되면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셈이 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2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842명 늘어 누적 18만410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20일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