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이광재, 丁으로 단일화… 민주당 '반이재명' 이낙연으로 확대되나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들 사이에 첫 단일화가 성사되면서 반(反) 이재명 전선의 물꼬가 트였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민주당 의원의 후보 단일화 결과 정 전 총리가 단일후보로 결정됐다. 두 후보의 단일화로 민주당에서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정 전 총리는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의 대승적 결단을 바탕으로 해서 제가 대표선수로 뛰기로 했다"며 "정권 재창출 필승을 위해 힘을 하나로 합치기로 했다"며 "오늘의 필승연대는 노무현 정신과 문재인 정부의 계승, 4기 민주정부 수립과 대한민국 미래, 경제 창달을 위한 혁신연대"고 주장했다. 

이광재 전 의원도 "정세균 후보에게 힘을 보태 달라. 저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며 "대통령은 연습할 시간이 없다. 안정 속에서 개혁이 지속돼야 대한민국이 미래로,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낸 단일화로 규정하고 단일화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 전 총리 측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두 분 사이의 통 큰 합의로 알고 있다"며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참고해 두 분이 합의하셨다"고 전했다. 

오는 11일 예비경선을 앞두고 정 전 총리와 이 의원의 단일화가 마무리되면서 눈길은 이 전 대표에게 쏠린다. 

이 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대선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가운데,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단일화를 이뤄낼 경우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반(反) 이재명 전선 움직임에 물꼬가 트였다는 반응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5일 통화에서 "이재명 지사가 치고 나가는 상황에서 우리 당원들은 대항마가 마땅치 않아 아직 지지 후보를 찾지 못한 사람이 많다"며 "정 전 총리와 이 의원의 깔끔하고 시원스러운 단일화가 긍정적 사인을 보냈다. 이제 이낙연 대표와 힘이 합쳐질 경우 1위 후보에 견줄 만한 큰 바람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대표 측도 단일화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단순 결합보다는 정책과 인물이 모이는 화학적 결합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 전 대표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협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는데, 방법은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며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고, 머릿속으로 상상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 전 총리와 가까운 민주당의 한 의원은 "후보들의 이전 지지율을 합친 만큼 나오지 않는 마이너스 단일화가 돼서는 절대 안 된다"며 "단일화 효과는 유연한 결합과 시기가 맞아떨어져야 극대화할 수 있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정책의 공감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지난 3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회동해 4기 민주정부 탄생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