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에 개회" 9시 넘어 일방통보… 민주당, 야당 없이 단독 회의 열고 일방처리
  • ▲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반발 속에서 김오수 검찰총장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단독으로 채택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야당 동의 없이 강행처리한 33번째 장관급 이상 인사다.

    與, '김오수 채택' 3분 만에 단독 의결

    민주당은 31일 여당 단독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의 건을 3분 만에 의결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인사청문회가 이미 진행된 데다 법에서 정한 시한이 끝난 상황이라 다시 청문회를 하자는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부득이 오늘 회의를 열었고, 10분 정도 기다렸으나 오지 않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시한일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정권 비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목적 달성을 위해 보고서 채택을 강행한 것"이라며 "애초부터 청와대와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요식행위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野 "文, 법치 말살 책임 져야 할 것"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오늘 오전 10시 법사위를 일방적으로 개최해 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단독 채택했다"며 "국민의힘의 지속적인 인사청문회 속개 요청은 철저히 무시하고 단독 채택을 강행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의 일방적 행태는 '오만'과 '독선'을 넘어 '의회독재'의 정수를 보여준 것"이라고 성토한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청와대와 민주당은 협치·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이어 "문재인정부의 무도·무법한 행태 때문에 대한민국의 법치는 말살됐고 공정과 정의는 설 자리를 잃었다"며 "문재인정권은 반드시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 국민의힘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왼쪽부터. 유상범·김도읍·전주혜 의원)이 3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불어민주당의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 강행에 관련 입장을 밝힌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국민의힘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왼쪽부터. 유상범·김도읍·전주혜 의원)이 3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불어민주당의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 강행에 관련 입장을 밝힌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10시 개회인데, 9시 넘어 일방통보"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기자회견 후 "오전 9시 좀 넘어 일방적으로 전체회의를 개회한다는 것을 문자를 통해 확인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용민 민주당 최고위원의 정치적 공세로 파행을 유도하고 보충질의를 전혀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상황을 설명한 김도읍 의원은 "예정돼 있던 보충질의, 재보충질의 절차 마무리를 밟아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도읍 의원은 그러면서 "청문보고서를 이미 날치기 처리해 버렸기 때문에 저희는 더 이상 요구하거나 하소연할 곳이 없는 상황"이라며 "공정과 정의를 세우겠다는 바람은 문재인정권 스스로가 짓밟은 것"이라고 힐난했다.

    앞서 지난 26일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눈을 그렇게 뜬다고 똑똑해 보이지 않는다"고 빈정대 '막말' 논란을 빚으면서 이후 청문회는 파행했다.

    이에 조 의원과 국민의힘은 김용민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청문회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국민의힘에서 먼저 시작했다"고 반발하며 여야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