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t급 화물선 ‘청봉’호, 철 6500t 싣고 청진항서 송림항으로 가다 침몰RFA “지난해 안전성 검사받은 북한선박 모두 불합격… 2척은 정선 조치”
  • ▲ 북한 화물선 '청봉'호가 침몰하는 모습. ⓒ일본 아사히TV-일본 해상보안청 자료
    ▲ 북한 화물선 '청봉'호가 침몰하는 모습. ⓒ일본 아사히TV-일본 해상보안청 자료
    북한 화물선이 지난 22일 오후 동해상에서 침몰했다고 일본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이를 두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실시한 안전검사에서 북한선박들은 모두 불합격했던 사실이 새삼 거론됐다.

    5500t급 북한 화물선 ‘청봉’호, 일본 인근 동해상에서 침몰

    “5500t급 북한 화물선 ‘청봉’호가 지난 22일 오후 2시30분 시마네현 오키 제도 북북서쪽 45㎞ 해역에서 침몰했다”고 아사히TV 등 일본언론들이 23일 해상보안청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청봉’호는 지난 21일 밤 10시55분 “화물칸이 침수하고 있다”며 구조요청을 보냈다. 이어 22일 새벽 1시쯤 선체가 왼쪽으로 전복되기 시작했다. 

    북한 선원 21명은 모두 구명정으로 탈출했다. 이들은 오전 4시 20분쯤 현장으로 달려온 북한 유조선 ‘유정’호에 구조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청봉’호는 전복된 채 표류하다 22일 오후 2시30분쯤 침몰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청봉’호는 청진항에서 철 6500t을 싣고 서해 송림항으로 항해 중이었다. 해상보안청은 “배가 침몰한 해역 일대에서 소량의 기름이 유출됐다”고 전했다. 

    일본언론들은 ‘청봉’호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대상 선박으로 추정된다며, 침몰 당시에도 대북제재를 회피하려는 행동을 하려던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2016년 3월 발표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270호에 따르면, 제재 대상인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소속 선박 가운데 ‘Chung bong’호라는 배가 있다.

    예고된 사고… 북한 선박들, 아태지역 안전검사에서 5년 연속 결함 발견

    일각에서는 북한 선박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며 예고된 사고였다고 평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0일 “지난해 아시아-태평양지역 내 항구에서 안전검사를 받은 북한선박들이 모두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아시아-태평양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도쿄 MOU)’가 최근 발표한 연례 보고서를 인용 “지난해 아태지역 항만에서 안전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 13척 모두 안전성에 결함이 있었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이 가운데 2척에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선박 운항을 중단하라는 ‘정선 조치’를 내렸다”면서 “선박 내 화재안전, 구조장비, 비상 시스템 미비 등의 결함이 발견되면 ‘정선 조치’ 대상이 된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방송은 이어 “안전검사를 받은 모든 북한 선박에서 결함이 발견된 것은 올해까지 5년 연속”이라며 “위원회는 토고·몽골·자메이카 등과 함께 북한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북한 선박들은 앞으로 평균보다 더 높은 비율로 안전검사를 받도록 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아태지역 항만에서 안전검사를 받는 북한 선박은 매년 대폭 줄어드는 상황이다. 2016년 275척, 2017년 185척, 2018년 79척, 2019년 51척, 그리고 지난해에는 13척이었다. 이렇게 검사받는 선박이 급격히 줄어들어도 모두 안전검사에 불합격했다는 말은 북한 선박들이 언제 어떻게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