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정원장, 헤인스 美 DNI 국장, 다키자와 일본 내각정보관 '수장회의'전직 국정원 고위간부 "극히 드문 일… 한일관계 회복 압박 말고 이유 없어"
  • ▲ 에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장, 타키자와 히로아키 내각정보관, 박지원 한국 국가정보원장. ⓒ일본 TBS 관련보도화면 캡쳐.
    ▲ 에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장, 타키자와 히로아키 내각정보관, 박지원 한국 국가정보원장. ⓒ일본 TBS 관련보도화면 캡쳐.
    한·미·일 3국의 정보기관 수장이 일본에서 한자리에 모인 배경을 두고 미국이 한일관계를 복원시키기 위해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 바이든행정부가 고착상태에 빠진 한일관계를 중재해 회복시키는 성과를 내려 한다는 것이다.

    뉴스네트워크 JNN·교도통신 등 일본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11일 일본으로 출국해 다키자와 히로아키(瀧澤裕昭) 일본 내각정보관과 회담했다. 12일 오전에는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포함된 한·미·일 3국의 정보기관 수장이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애브릴 국장은 12일 오후 일본을 출발해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브릴 국장은 방한 기간에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예정이며, 청와대와도 면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국정원 간부 "3국 정보기관 수장이 모인 건 매우 드문 일"

    한 국정원 전직 고위간부는 이처럼 3국 정보기관장이 같이 만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전직 간부는 12일 통화에서 "미국 정보기관장이 한국에 따로 할 이야기를 일본에 한다거나, 일본에 해줄 이야기를 한국에 하는 일은 없다"며 "한·미·일 3국 정보기관장이 함께 만나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주제는 제한적이며, 이번에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지적한 것 외에는 다른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전직 간부는 그러면서 "국정원장은 대북문제를 포함해 국내문제에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자리인 만큼 박지원 원장이 한일관계를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인물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밖에 대북문제나 남북관계 등에 대해 같이 편하게 의견을 나눈 자리였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진단했다.

    "美, 중재 통해 한일관계 풀기 위한 정보 수집하는 것"

    외교부 관료 출신의 최원목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역시 한일관계를 복원하려는 미국의 의지라는 분석에 무게를 뒀다. 최 교수는 통화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각종 정보 수집이 필요하고, 특히 이번에는 미국이 자국의 중재를 통해 한일 갈등을 풀겠다는 성과를 계획한 데 따른 정보 수집 차원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역시 미국이 한국을 한·미·일 삼각동맹에 묶어두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12일 통화에서 "바이든행정부는 다자적 틀과 동맹국 협의체 복구를 중시한다. 북한 비핵화라는 미국의 중대한 안보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 한·미·일 삼각동맹을 유지해야 하고, 그런 차원에서 한국을 삼각축에 묶어두기 위한 노력일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