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백신 맞으려 미국행 더 늘어날 듯… UAE·몰디브도 백신 관광지 부각
  • 멕시코와 캐나다, 태국 등에서 우한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미국 여행을 떠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뉴시스
    ▲ 멕시코와 캐나다, 태국 등에서 우한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미국 여행을 떠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뉴시스
    우한코로나(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어려운 멕시코·캐나다·태국 등에서 미국으로 '백신관광'을 가는 부자들이 늘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현재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성인이면 누구에게나 백신을 접종한다. 관광객도 포함된다.

    "멕시코, 국경 인접한 텍사스주 선호… 태국, 268만원 여행상품 불티"

    WSJ 보도에 따르면, 우한코로나 백신을 맞기 위해 방문한 외국인들 덕분에 미국 텍사스·플로리다 등의 관광업이 활기를 띤다. 지난 3~4월 멕시코에서만 17만 명이 미국행 여행상품을 구입했는데, 대부분 '백신 접종'이 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한 승객은 약 20만7000명으로, 3월(17만7000명)과 2월(9만5000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멕시코 사람들은 국경에 인접한 텍사스주를 가장 많이 찾았다. 방문객 1위는 휴스턴(4만1000명), 2위는 댈러스(2만6000명)였고, 로스앤젤레스·마이애미·샌안토니오가 뒤를 이었다.

    태국의 한 여행사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의 관광지 방문과 쇼핑을 포함한 10일 일정의 미국 백신관광 상품을 내놨는데, 첫날부터 200명이 예약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상품은 항공료를 제외하고도 2400달러(약 268만원)를 호가, 태국 부유층이 아니면 사기 어려운 수준이다.

    "미국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접종… 대형 약국에서도 접종"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현재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는 사람에게도 우한코로나 백신을 무료 접종한다. 몇몇 주에서는 동네 의원이나 대형 약국에서도 백신을 접종한다.

    시장이 직접 나서서 '백신관광'을 홍보한 뉴욕을 비롯해 캘리포니아·텍사스·플로리다·알래스카 등 외국관광객이 많이 찾는 주의 정부는 접종 허가 장소에 오기만 해도 묻지 않고 화이자·모더나·얀센 백신을 접종해 준다고 WSJ은 전했다.

    UAE "고소득자라면 1년짜리 두바이 거주 비자 받고 접종받으세요"

    이 같은 백신관광지는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몰디브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백신관광'을 시행 중이다. 아이리시타임스는 지난달 20일 "세계 부유층들이 우한코로나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UAE로 여행을 떠난다"고 전했다.

    UAE는 지난 3월부터 두바이 체류 비자를 가진 40세 이상의 모든 사람에게 우한코로나 백신을 접종한다. 체류 비자는 4000유로(약 540만원) 이상의 월소득을 증명한 사람에게 발급한다. 이 비자를 가진 외국인은 두바이에서 12개월 동안 체류할 수 있음은 물론 백신까지 접종받을 수 있다.

    몰디브도 조만간 '백신관광'을 시행할 예정이다. 몰디브 당국은 방문(Visit)·백신접종(Vaccinate)·휴가(Vacation)를 연계한 이른바 '3V 관광계획'을 공개했다. 압둘라 마우솜 몰디브 관광부장관은 "몰디브 주민들이 모두 (우한코로나 백신) 접종을 마치면 3V관광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방문객들에게도 백신 2회분을 접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