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강경파, 첫 일성으로 개혁 강조… 온건·합리파, 무리한 개혁보다 '민생' 강조
  •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새 지도부 선출 이후 첫 회의에서 향후 당내 쇄신방향을 두고 엇갈린 목소리를 냈다. 개혁을 강조하는 친문 성향의 최고위원들과 비주류 최고위원 간에 견해차가 드러난 것이다. 

    당내 친문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용민 최고위원은 최근 당내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크다는 지적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김 의원은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수호'에 앞장섰던 인사다. 

    김 최고위원은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는 이분법적 논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근거 없음이 확인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검찰개혁뿐 아니라 언론개혁,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개혁, 각종 민생개혁을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친문 의원이 중심이 된 민주당 내 모임인 '민주주의 4.0' 멤버인 강병원 의원은 당 일각에서 나오는 종부세 완화 움직임에 날을 세웠다. 강 최고위원은 "종부세 완화는 잘못된 처방"이라며 종부세 완화 반대와 주택임대사업자 세제 특혜 폐지를 주장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영배 의원도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원과 국민의 뜻이 확인됐다. 혁신에 담대하라는 말씀"이라며 "국민 눈높이에서 혁신하고 민주당다운 가치로 단결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개혁에 힘을 실었다.

    반면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건·합리파'로 분류되는 백혜련 의원은 개혁보다 민생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 당 내부에서 나오는 다른 목소리를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분열과 반목·갈등으로는 정권 재창출은 절대 불가능하다.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다"라며 "비록 본인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그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발전적 논의를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은 필수"라고 지적했다. 

    "쓴소리는 들어야 한다. 집권여당이라면, 정권 재창출을 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보고 싶지 않은 것도 봐야 하고, 듣고 싶지 않은 것도 들어야 하고, 하고 싶지 않은 것도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백 의원은 "그것이 집권여당의 역할이자 책무"라고 역설했다. 

    지도부가 정식 출범하고 첫 회의에서 향후 당 쇄신방향을 놓고 미묘한 시각차가 드러나자 당 내부에서는 이분법적 구조를 먼저 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3일 통화에서 "서로의 입장차이를 녹여낼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데, 그 첫 번째가 서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우리만 선(善)이고 나머지는 악(惡)이라는 이분법적 마인드를 벗어 던져야 한다. 문자폭탄이나 비난을 통해서는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