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DJ DOC'의 김창열이 故 이현배를 추모하며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김창열 인스타그램
    ▲ 'DJ DOC'의 김창열이 故 이현배를 추모하며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김창열 인스타그램
    그룹 'DJ DOC' 이하늘(51)이 자신의 친동생이자 그룹 '45rpm' 멤버인 힙합 가수 고(故) 이현배(49)가 20년 동안 '유령 작사가'로 활동하며 가수 김창열(49) 대신 가사를 써왔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제주도 서귀포시 자택에서 동생이 숨진 이후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진행한 이하늘은 "'김창열 작사'로 돼 있는 노래 가사를 현배가 다 썼다"며 "김창열은 멜로디 만들 줄도 모른다. 20년 동안 현배가 가사를 써 줬다. (정)재용이에겐 미안하지만 여덟 마디 중에 한 마디도 못 쓴다. 4집부터 현배가 가사를 썼고 멜로디 라인도 다 짜 줬다"고 주장했다.

    김창열은 앞서 이하늘이 동생의 '급사'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글을 올리자, "1994년 데뷔 이후 함께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비지니스를 진행하기도 했었고 좋지 않았던 상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억측과 추측은 자제해달라"며 대리 작사 의혹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하늘이 "DJ DOC 4집부터 이현배가 가사를 썼고, 멜로디 라인도 다 짜 줬다"고 폭로함에 따라, 다수 언론은 1997년 발매된 DJ DOC 4집 수록곡 가운데 김창열이 작사가로 등록한 4곡('DOC와 춤을', 'EVERYBODY', '마음대로해', '무아지경')과 2004년 발표된 'ONE NIGHT' 등 5곡이 김창열이 아닌 이현배의 작품일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러나 김창열이 자신의 저작물로 등록한 곡의 범위를 DJ DOC 앨범 수록곡 외에 '솔로 앨범'이나 다른 가수와의 '협업 앨범'까지로 넓히면 총 21곡이 김창열이 노래나 작사 등에 참여한 저작물로 등록된 것으로 나온다.

    주목할 만한 점은 김창열이 본명인 '김창열' 외에도 '102'이나 'ITEM' 같은 예명으로 저작물 등록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본지가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저작물 조회 시스템에서 '저작자' 이름으로 '김창열'을 검색한 결과, 동일한 신탁자코드(W0316400)를 가진 '102'와 'ITEM'이라는 작·편곡가 그룹명이 등장했다.

    각각 '102'와 'ITEM'의 이름으로 검색된 저작물들의 수도 21곡. 김창열의 이름으로 검색된 곡들과 동일했다.

    특히 '102'와 'ITEM'이라는 이름으로 저작물을 검색하면 'DOC와춤을', 'EVERYBODY', 'ONE NIGHT' 같은 DJ DOC의 대표곡들이 나오는데, 이곡들은 이하늘과 김창열이 작사하고, 작곡가 박해운 등이 작·편곡에 참여한 것으로 등록됐다.

    결국 '102'와 'ITEM'은 이하늘과 김창열이 참여한 일종의 작·편곡가 그룹으로 추정된다. 

    이 조회 결과에 따르면 김창열은 1999년 '지누션'이 발표한 '전쟁과평화'에 작사가로 참여했고, '안개속으로', '나의마음', '증오', 'I LOVE YOU' 등 솔로곡의 가사도 직접 쓴 것으로 등록했다.

    또한 '102'와 'ITEM'에 김창열이 포함됐다고 가정하면, 김창열이 작사저작권뿐만 아니라 작곡 혹은 편곡에 대한 저작권을 등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02'는 김창열의 이름(열이)에서 따온 예명으로 추정된다. 김창열은 2011년 자체 레이블인 '엔터102'를 설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