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대표후보 간 계파논쟁 가열… 송영길 "계보 찬스" 지적에 우원식·홍영표 발끈
  • ▲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출마한 송영길·우원식·홍영표 후보가 19일 오후 광주 남구 광주 MBC에서 호남권 합동 방송토론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출마한 송영길·우원식·홍영표 후보가 19일 오후 광주 남구 광주 MBC에서 호남권 합동 방송토론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표선거가 다가오면서 후보들 간 계파논쟁이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송영길 후보가 '계보 찬스'를 거론하며 우원식·홍영표 후보를 깎아내리자 두 후보가 "계파는 없다"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조차 강성 친문으로 꼽히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은 우 후보와 홍 후보의 '무(無)계파'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계파논쟁, 선거에 활용하는 사람 있다"… 홍영표, 송영길 비판

    우원식 후보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미 이해관계를 나누는 계파는 우리한테 없고, 의원들 간 친소관계에 의해 모이는 정도의 모임들이 있다"며 "계보는 공천권과 연결돼서 이해를 주고받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을 친문으로 볼지, 비문으로 볼지 언론마다 다르다. 그런 방식은 적절치 않다"고 전제한 우 후보는 "당이 변해야 하는 시점에 계파논쟁은 불필요하고 별로 도움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 ▲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대표에 출마한 우원식·홍영표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대표에 출마한 우원식·홍영표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이종현 기자
    홍영표 후보도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친문 후보라는 지적에 "한마디로 옛날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홍 후보는 "소위 우리 당에서 그런 식의 계파, 의원들을 분류하는 것은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에 나타난 언어들"이라며 "항상 선거 때가 되면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이것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송영길 후보를 비판했다. 

    앞서 송영길 후보는 지난 16일 "저는 어떤 계보에 속하거나 의존하지 않고 계보 찬스를 쓰지 않는, 평등한 출발선에서 선 민주당원"이라며 "전국적 조직을 만들고 특정 후보와 자기 회원이 나오면 몰아서 지지해 주자고 하는 것은 당내 발전에 도움이 별로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때 아닌 계파 논쟁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국민들 보기엔 도긴개긴"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해찬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친문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당 지도부를 장악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전 대표 체제에서 민주당 사무총장을 지낸 윤호중 의원이 원내대표에 취임한 데 이어 이 전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은 우원식 후보와 홍영표 후보가 당권을 두고 경쟁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홍 후보에 비해 비교적 친문 색채가 옅다는 평가를 받던 우 후보도 지난 19일 "이해찬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았다"며 "이 대표가 저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20일 통화에서 "계파라는 것은 그 계파가 아닌 사람이 없다고 느껴야 없는 것이다. 당사자들이 부정한다고 국민들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오만"이라며 "본인들은 서로 다르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국민들이 보기에는 '도긴개긴'이라고 보일 것이다. 선거 패배 보름만에 안정론이 쇄신론을 덮었다"고 씁쓸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