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백신' 아일랜드 이탈리아 네델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60세… 프랑스 캐나다 55세'얀센 백신' 남아공 덴마크 스페인 일시 중단… 벨기에 프랑스는 계속 접종
  • ▲ 덴마크 당국은 14일 유럽 최초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24 관련보도 유튜브 채널캡쳐.
    ▲ 덴마크 당국은 14일 유럽 최초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24 관련보도 유튜브 채널캡쳐.
    덴마크가 아스트라제네카(AZ)의 우한코로나(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영구 중단한다고 밝혔다. ‘희귀 혈전증’ 부작용 때문이다. 존슨앤존슨 계열사 얀센이 만든 백신도 같은 이유로 접종을 중단하는 나라가 늘었다. 

    두 백신의 공통점은 감기의 원인이 되는 ‘아데노 바이러스’의 벡터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스푸트니크 V’ 백신 또한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했다.

    덴마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 영구중단…얀센 백신도 접종 중단”

    덴마크 공영방송 TV2는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건당국이 AZ 백신 접종을 영구 중단하기로 했다”며 곧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번 조치로 덴마크의 백신접종 계획은 몇 주 지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덴마크에서는 지난 3월11일 AZ 백신을 접종받은 60세 여성이 ‘희귀 혈전증’으로 사망했다. 이어 3월20일 의료계 종사자 1명이 혈전증과 뇌출혈로 사망했다. 

    이에 덴마크 정부는 “AZ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정보가 파악될 때까지는 해당 백신의 사용을 완전히 중단한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현지 일간지 '폴리티켄'은 같은 날 “덴마크 보건당국이 혈전증 부작용 가능성이 제기된 존슨앤존슨의 얀센 백신도 당초 16일부터 접종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유럽, AZ 접종에 연령 제한… 영국만 한국처럼 ‘30세 이상’

    '인디펜던트' 아일랜드판은 지난 12일 유럽 주요국의 AZ 백신 접종 현황을 전했다. 영국은 한국처럼 30세 이상이면 AZ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아일랜드와 이탈리아는 60세 이상에게만 백신을 접종하도록 했다. 

    이미 270만 명에게 AZ 백신을 접종, 혈전증 부작용 환자가 31명 발생한 독일도 60세 이상에게만 백신을 접종하도록 했다. 네델란드·스페인·포르투갈도 60세 이상에게만 접종하도록 했다.

    프랑스는 55세 이상에게만 AZ 백신을 접종하고, 그 이하 연령대 가운데 이미 AZ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2차 접종 때 다른 백신을 맞도록 했다. 캐나다도 55세 이상에게만 AZ 백신을 맞도록 했다. 호주는 50세 이상으로 연령을 제한했다. 

    유사한 부작용 얀센 백신, AZ 백신 전철 밟을 듯

    혈전증 부작용이 발생한 얀센 백신 또한 접종을 잠정중단하는 나라가 늘었다. 얀센 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 코로나 감염을 막을 수 있어 향후 대유행(팬데믹)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680만 명의 얀센 백신 접종자 가운데 6명이 희귀 혈전증으로 사망하자 미국 식품의약품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3일 “얀센 백신 접종을 즉각 중단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미군 또한 권고에 따라 얀센 백신 접종을 즉각 중단했다.
  • ▲ 존슨앤존슨 계열사 얀센이 개발한 우한코로나 백신. 이 백신도 '혈전증' 부작용 환자가 나타나고 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존슨앤존슨 계열사 얀센이 개발한 우한코로나 백신. 이 백신도 '혈전증' 부작용 환자가 나타나고 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FDA와 CDC의 권고가 알려지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그 뒤를 이었다. 남아공은 지난 2월 중순부터 얀센 백신 접종을 시작, 지금까지 의료계 종사자 등 30만 명이 접종받았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즈웰리 음키제 남아공 보건부장관은 13일 “희귀 혈전증 부작용 가능성이 있어 얀센 백신 접종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음키제 장관은 “대신 우리는 화이자 백신 3000만 회분을 확보했다”며 “우선 200만 회분이 5월 전에 들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국가 중에서도 얀센 백신 접종을 중단하는 나라들이 나왔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덴마크에 이어 스페인도 얀센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통신에 따르면, 카롤리나 다리아스 스페인 보건장관은 14일 “얀센 백신이 최근 들어왔지만, 유럽의약품청(EMA) 지침이 발표될 때까지는 창고에 보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얀센 백신에 대한 EMA 지침은 다음주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벨기에와 프랑스는 예정대로 얀센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같은 날 “얀센 백신을 계획대로 접종할 것”이라며 대신 연령을 55세 이상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벨기에도 “얀센 백신 접종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델란드도 “현재로서는 얀센 백신이 주는 이익이 부작용의 위험보다 크다”면서 계획대로 접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AZ의 사례에서 보듯 얀센 백신 또한 접종을 중단하거나 연령을 제한하는 나라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AZ-얀센 백신 공통점…아데노 바이러스 벡터 사용

    접종 후 희귀 혈전증 부작용이 발생하는 두 백신의 공통점은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한다는 점과 유럽에서 생산한다는 점이다. 의료계에서는 이 가운데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가 혈전증을 유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데노 바이러스는 흔한 감기 유발 바이러스다. AZ과 얀센은 이 바이러스에 우한코로나 항원 유전자를 주입해 백신을 만들었다. 항원 유전자를 가진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는 체내에서 항원단백질을 생산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로이터통신은 14일 FDA 생물학 분석 및 연구센터장인 피터 마크스 박사의 의견을 전했다. 

    마크스 박사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두 백신이 분명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두 백신이 사용한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가 희귀 혈전증을 유발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보건전문매체 '데일리메디'는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가천대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는 개인적 의견이라며 “혈전증이 보고되지 않은 다른 백신과 AZ·얀센 백신의 유일한 방식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이라는 점”이라며 “기전은 아직 알 수 없지만 플랫폼 자체가 혈전 유발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진홍 대한감염학회장 또한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면서 “두 백신 외에 러시아 ‘스푸트니크 V’ 백신 역시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으로 개발된 것이라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