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보다 북한 핵무기 가치 커…김정은의 ‘고난의 행군’ 발언, 핵무기 지키려는 의도
  • ▲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영변을 포기하겠다”며 제재 해제를 요구하면, 역으로 “영변 빼고 다 내놓으라”는 요구를 해야 한다고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주장했다. 현실을 고려할 때 북한이 가진 핵무기와 탄도미사일부터 내놓게 하는 것이 비핵화의 시작이라는 주장이었다.

    “영변 핵시설보다 북한이 가진 핵무기·핵물질 가치가 더 크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2일 경제사회연구원이 주최한 대담에서 천영우 전 수석이 “북한이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면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안할 경우 우리는 북한에게 ‘그 귀한 영변은 그냥 갖고 있고, 그 이외 모든 것을 내놓으라’는 역제안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천영우 전 수석은 “영변 핵시설보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와 핵물질의 가치가 더 크다”면서 “(북한이) 갖고 있는 핵무기가 20개든 30개든 그들이 가진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내놓은 핵무기를 분석하면 기술 수준과 역량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천 전 수석은 설명했다.

    또한 그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계적 비핵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먼저 북한이 더 이상 핵무력을 증강하지 못하게 만들고, 그 다음에는 이미 보유한 핵무력을 감축시켜야 하며, 끝으로 핵무력과 관련한 모든 것을 다 내려놓게 해야 한다고 천 전 수석은 지적했다. 그는 이어 “비핵화 협상은 일괄 타결보다는 단계적 비핵화 방안이 현실적”이라면서도 “다만 이 과정에서 대북제재는 철저히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제재 강력해야 북한 비핵화 가능…북한 경제 회복되면 비핵화 소홀해질 것”

    북한 비핵화 협상의 전제로 “엄청난 대북제재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한 천영우 전 수석은 “북한 당국은 대북제재가 완화돼 경제가 회복되는 순간 비핵화에 소홀해질 것”이라며 “지금 대북제재를 풀면 그조차도(북한과의 협상조차도)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북제재를 철저히 이행해야 북한이 핵전력 감축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정은이 지난 8일 노동당 제6차 세포비서 대회에서 “더욱 간고한 고난의 행군”을 말한 것을 두고 천 전 수석은 “핵무기를 지키기 위해 경제난을 버텨보자며 주민들을 독려하는 차원”이라고 분석하며 “하지만 이런 발언이 잦아지면 오히려 민심 이반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