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첫날 엄지에 투표도장 인증샷… '방역수칙 위반' 논란되자 2시간 만에 삭제네티즌 "따라 하면 어쩌려고"… 광진구선관위 "해당 투표소 기표용구 일괄소독"
  •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사전투표를 한 뒤 엄지손가락에 투표도장을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고 의원이 약 2시간 만에 이 사진을 삭제했다. ⓒ고민정 의원 페이스북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사전투표를 한 뒤 엄지손가락에 투표도장을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고 의원이 약 2시간 만에 이 사진을 삭제했다. ⓒ고민정 의원 페이스북
    고민정(서울 광진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7서울시장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맨손 투표도장 인증샷'을 찍어 올려 논란이 일었다. 우한코로나(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방역당국의 자제 요청에도 투표장 안에서 비닐장갑을 벗고 엄지손가락에 투표도장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린 것이다.

    국민들도 불편을 감수하는 상황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집권여당 국회의원이 여러 유권자가 함께 사용하는 기표도장을 맨살에 닿게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고 의원 때문에 해당 투표소는 "기표봉을 소독했다"고 밝혔다.

    "누가 따라 하면 어쩌려고…" 고민정 논란 일자 삭제

    고 의원은 이날 오전 8시51분 페이스북에 "아침 6시부터 주민들께 인사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리고 제가 사는 동네의 구의3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쳤다"며 엄지손가락에 투표도장을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이에 고 의원의 인증샷이 방역수칙 위반이라는 점을 인지한 네티즌 정모 씨는 댓글을 통해 "인증샷으로 또 크게 한 건을 마지막에 해주셔서 정말 안타깝다"며 "그 손가락 하나에 만에 하나 누군가 대학생들이 따라 하기라도 하면 정말 난리가 날 거다. 신속하게 미리 수습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한 네티즌은 고 의원처럼 엄지손가락에 투표도장을 찍은 사진을 올리며 '투표완료'라고 댓글을 달았다.

    논란이 커지자 고 의원은 별도의 견해를 내놓지 않은 채 약 2시간 만에 해당 사진을 페이스북에서 삭제했다. 

    고민정 맨손 인증샷에… 광진구선관위 "기표용구 일괄소독 지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 광진구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사전투표소 관리관에게 기표봉 등 기표용구를 소독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광진구선관위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고 의원이) 맨손으로 이렇게 한 사례가 기사가 났으니 해당 투표소 관리관에게 기표봉 등 기표용구를 소독티슈로 일괄소독하도록 안내했다"며 "전체 사전투표소 관리관에게 동일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러한 사례가 있었다는 것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맨손 인증샷이) 방역지침 위반이라고 해서 처벌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역당국과 선관위는 우한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해 투표자가 투표소에 도착하면 손 소독을 하게 한 뒤 비닐장갑을 착용하게 하고, 투표 중 비닐장갑을 벗지 말라고 안내한다. 특히 투표도장을 맨손에 찍는 것은 물론, 비닐장갑 위에 찍는 것도 자제하기를 요청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해 4·15총선을 앞두고 "(투표 시) 맨손으로 투표도장을 찍고, 또 찍은 뒤 인증하는 사례는 혹시 (투표자의) 손이 뭔가에 오염됐다면 다른 부분에 전염시키거나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라며 "반드시 손 소독을 철저히 하고, 비닐장갑을 끼고 투표 뒤 나오면서 벗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