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위력 핵무기로 유사시 선제공격하겠다는 뜻… 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큰 위협"
  • ▲ 북한이 지난 3월 25일 발사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김정은이 지난 1월 전술핵무기 고도화 발언을 한 이후 처음 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다. ⓒ북한 선전매체 캡쳐.
    ▲ 북한이 지난 3월 25일 발사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김정은이 지난 1월 전술핵무기 고도화 발언을 한 이후 처음 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다. ⓒ북한 선전매체 캡쳐.
    미국 전략사령부의 고위급 장성이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김정은이 전술핵무기 기술을 발전시키라고 주장한 데에는 ‘핵 선제공격’하려는 의지가 담겼다”고 주장했다. 이 장성은 또 북한이 외부 기술지원을 받는다면 극초음속 무기 개발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의 전술핵 고도화 발언, 사용 가능한 핵무기 개발 의도”

    미 전략사령부 작전기획·정책국장인 페르디난드 스토스 공군 소장이 지난 3월31일(이하 현지시간) 한미연구소(ICAS)가 개최한 화상대담에서 이 같은 주장을 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김정은이 지난 1월 8차 노동당대회에서 전술핵무기를 더욱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미군은 어떤 대응 계획을 갖고 있느냐”는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의 질문에 따른 답이었다. 

    “전술핵무기는 보통 폭발력이나 사거리를 기준으로 분류한다”고 전제한 스토스 소장은 “하지만 김정은이 강조한 ‘전술핵무기 고도화’의 본질은 위력 강화나 사거리 연장이 아니라 핵무기로 ‘선제공격(first use)’하려는 사악한 의도를 담았다”고 주장했다. 

    핵폭탄의 위력이 강하고 사거리가 길수록 사용이 어려운 반면 상대적으로 위력이 약하고 사거리도 짧으면 사용하는 데 부담이 적다는 지적이었다. 

    스토스 소장은 그러면서 “냉전이 끝난 뒤 인류는 처음으로 핵 억제 실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시대를 맞이했다”고 경고했다.

    “저위력 전술핵무기라고 하더라도 전쟁에서 사용할 경우 심각한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전략적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지적한 스토스 소장은 “북한이 저위력 핵폭탄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제가 더 이상 편하게 잠을 잘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스토스 소장은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김정은의 전술핵무기 고도화 발언에) 선제 핵공격과 관련한 요소가 내포됐다는 점”이라며 “그런 무기(저위력 전술핵무기)가 악의적 의도에서 사용될 경우 역내는 물론 세계적 일이 될 것이므로 반드시 억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 SLBM은 실제 위협… 외부 기술지원 있다면 극초음속 무기도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관련해서도 스토스 소장은 “실전 역량은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면서도 “분명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스토스 소장은 “북한이 2019년 7월 공개한 로미오급 잠수함 개량형을 실전배치한다고 해도 그 잠수함은 소음이 심해서 장거리 잠항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그 잠수함은 한반도 연안에서는 충분히 생존성을 가진 핵전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가능성은 외부 기술지원이 관건이라고 봤다. 북한의 무기 개발에 중국·러시아 등의 외부 지원 가능성은 있는지, 극초음속 무기 개발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스토스 소장은 “관련 내용은 민감한 정보 사안이기 때문에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최근 북한과 중국 간 협력 움직임은 전략적 억제력과 인도-태평양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큰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스토스 소장은 이어 “극초음속 무기는 최신 기술을 사용하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당장 북한과 관련 기술을 공유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 “다만 러시아 등에서 원천기술이 흘러나가면 이를 도입한 나라의 기술 개발 도약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항상 증명됐다. 김정은도 이런 점을 간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토스 소장이 속한 미 전략사령부는 핵전쟁 수행을 총괄하는 통합사령부다. 스토스 소장은 핵전쟁 계획 수립과 이행을 지원하고 동맹국과 함께 핵억제 전략을 만들고 주도하는 임무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