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北 이스칸데르 개량형…‘현무-4’ 닮음꼴, 훔쳐간 '시스템 통합기술' 사용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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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25일 발사한 신형 탄도미사일에 2.5t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탄두 중량이 2t인 우리 군의 ‘현무-4’와 비교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해킹한 우리 군의 기술을 사용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 ▲ 북한이 26일 공개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북한선전매체 관련보도 화면캡쳐.
노동신문 “국방과학원 새로 개발한 신형 전술유도미사일”
북한은 26일 노동신문을 통해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공개했다.신문은 “국방과학원이 새로 개발한 신형 전술유도탄은 이미 개발된 전술유도탄의 핵심기술을 이용하면서 탄두 중량을 2.5t으로 개량한 무기”라며 “시험발사한 2기의 신형 전술유도탄은 동해상 600㎞ 수역에 설정한 목표를 정확히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이번 시험발사는 확신을 갖고 예견한 그대로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수차례에 걸쳐 발동기(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과 시험발사 과정을 통해 개량형 고체연료 발동기의 믿음성(신뢰성)을 확증했고, 이미 다른 유도탄에 적용하고 있는 ‘저고도 활동 도약형 비행의 변칙적인 궤도 특성 역시 재확증 했다”고 주장했다. 즉,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알려진 KN-23의 비행 특성은 그대로 두고 탑재중량(Payload)을 대폭 늘렸다는 뜻이다.
일부 언론 “한국군 ‘현무-4’에 자극받아 신형 미사일 개발”
일부 군사전문가와 언론은 “김정은이 한국군 탄도미사일 ‘현무-4’에 자극받아 개발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 ‘현무-4’ 시험발사 성공 소식이 전해지자 여기에 자극받은 김정은의 지시로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개량했고, 어제 시험발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
‘현무-4’는 2017년 9월3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실시한 뒤부터 개발한 탄도미사일이다. 당시 미국이 한국의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을 없앤 뒤 개발한 ‘한국형 벙커버스터’다.
- ▲ 한국군 현무-2B, 러시아 이스칸다르, 북한 KN-23 비교. ⓒ미국 CSIS 미사일 위협 연구 홈페이지 캡쳐.
‘현무-4’의 외형은 기존의 ‘현무’처럼 ‘이스칸데르(9K720)’와 비슷하다. 하지만 탄두 중량이 2t이나 되고, 고각(高角)으로 발사하는 방식이어서 목표 도달 속도가 마하 10(1만2240km/h)에 달해 지하 180m 아래의 북한군 지휘소(벙커)까지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의 ‘현무-4’는 재래식 탄두 사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벙커버스터’와 관련한 설명이 붙는다. 반면 북한은 핵탄두부터 화학무기와 생물학무기 탄두 장착을 전제로 한다.북한 주장대로 탄두 중량이 2.5t이면 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한 핵탄두 전체와 맞먹는 무게다. 핵탄두를 소형화하지 않아도 탑재할 수 있다. 북한의 주장을 사실로 가정할 경우 한반도 전역과 제주도는 물론 일본 나가사키현·후쿠오카현·히로시마현 일대까지 북한 핵공격의 사정권에 들게 된다.
훔친 한국군 기술 썼나… 과거 국방과학연구소·국방부 데이터센터 해킹한 북한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판 이스칸데르’처럼 우리 군으로부터 훔쳐낸 기술을 사용해 개발했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2014년 4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해킹당해 수백 건의 군사기밀이 유출된 사실이 있다. 2016년 8월 초에는 국방부 통합데이터센터(DIDC)가 해킹공격당해 PC 3200여 대가 악성코드에 감염됐다. 해킹 사실은 한 달도 더 지난 9월 말에야 파악됐다. 이듬해 북한의 해킹임이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군사전문가는 “ADD에서 유출된 기밀이 무기체계 설계도는 아니지만, 유도체계 기술이나 시스템 통합 관련 자료 등 무기를 개발할 때 핵심적으로 필요한 자료들”이라며 “북한이 우라 군을 해킹해 빼낸 자료로 미사일 개발 과정에서의 기술적 난관을 쉽게 극복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동신문에 따르면 25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김정은 대신 리병철이 참관했다. 리병철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겸 당 중앙위원회 비서다.신문은 “리병철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의 성공적인 결과를 즉시 총비서(김정은)에게 보고하고, 당 중앙(김정은)의 축하를 국방과학연구부문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