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국민의당 단일화 두고 샅바싸움… 국민의당 "기호 2번? 전혀 검토 안 해"
  •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뉴시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예비후보가 1일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를 꺾고 야권 '제3지대'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한 가운데, 야권의 최종후보 단일화 방식을 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샅바싸움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양당은 특히 '정당 기호'와 여론조사 문항을 두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방식에서 '적합도'를, 국민의당은 '경쟁력'을 강조해 당분간 단일화 '룰'을 두고 신경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종인 "기호 4번으로 단일화하면 승리 못해"

    이와 관련,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 회의 후 "'제3지대 후보'로 단일화가 되면 (서울)시장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입당론'을 강조하며 안 예비후보를 압박했다.

    김 위원장은 "'기호 2번 국민의힘이냐 기호 4번 국민의당이냐'를 강조했을 때 과연 국민의당 4번을 가지고 선거에 이긴다고 확신할 수 있겠느냐"며 "나는 그런 확신이 없다"고 강조했다. 투표율이 저조한 보궐선거 특성상 열성 지지층의 집결이 중요한데 '기호 4번'으로 단일화될 경우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투표 원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중순 안 후보가 '야당 단일후보로 나가겠다. 자기 자신으로 단일화해달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단일화 이야기가) 시작됐기 때문에 안 후보가 단일화를 협상하는 과정 속에서 장애 여파가 돼서는 안 된다"며 "객관적 기준을 설정했을 때 거기에 응해야 하는데 자기 나름대로의, 자기가 편리한 단일화 조건을 제시해서는 될 수가 없다"고 안 예비후보의 '협조'를 당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북한인권법 통과 5주년 및 화요집회 100회 기념 세미나' 후 "단일화된 후보는 기호 2번으로 출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기호 2번? 전혀 검토 안 해…'신속한 단일화' 중요"

    그러나 이 같은 '기호 2번 흡수론'에 국민의당 측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같이 말하며 "서로 다른 소속 정당 후보들이 모여 야권 통합후보가 되는 것인데, 그 후보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또 최종 단일화 속도전과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후보 경쟁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안 예비후보가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주자 1위를 유지해온 데다 제3지대 단일화 승리도 굳힌 만큼, 여세를 몰아 단일화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사무총장은 단일화 여론조사 문항에서 '적합도'를 강조하는 국민의힘의 견해와 관련 "여권 후보와 대결해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는 것이 상식에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단일화를 해서 만약에 적합도가 좋은 후보가 됐는데 여권 후보를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여론조사 후보 이름 앞에 소속 당명을 넣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후보들이라면 앞에 수식어가 필요 없고 이름 석자를 가지고 적어도 시민들이 판단할 정도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야권 단일후보와 관련해서 방법이나 질문의 내용 같은 부분도 중요하겠지만, 속도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안 예비후보도 전날 '신속한 단일화'를 강조한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속도는 늦어도 후보 등록일인 18~19일 이전에 야권 단일후보가 선출돼서 등록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