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출석해 자신을 '낙하산'에 비유… 野 "그럼 낙하산 내려보낸 사람은 누구냐" 질타
  • ▲ 한정애 환경노동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한정애 환경노동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한정애 환경부장관이 17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정부 부처의 낙하산인사를 견제해야 한다는 지적에 자신을 '낙하산인사'로 표현했다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전임 장관 구속에 "내가 낙하산"

    한 장관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인사권을 행사해 청와대의 부당한 낙하산인사를 견제하는 것이야말로 책임 있는 장관의 자세'라는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그렇게 하려 한다"면서도 "낙하산을 이야기한다면, 저야말로 낙하산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한 장관의 발언 직후 회의장에 소란이 일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부적절한 실언이라며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제가 할 말이 없다. 장관이 실수한 것 같다"며 "환경부의 위상을 회복시키기 위한 장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성원 의원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자신감 넘치게 답변하는 것은 괜찮은데 과하면 안 된다"며 "장관이 본인이 낙하산이라고 하면 낙하산을 내려보낸 것이 누구인가. 장관이 국회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진중해야 한다.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야당의 반발이 계속되자 한 장관은 "주의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野 "블랙리스트보다 100배 나쁜 살생부"

    한 장관은 또 김은경 전 장관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안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규정하는 것이 맞으냐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이렇게 저렇게 얘기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장관은 지난 9일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판사 김선희·임정엽·권성수)는 김 전 장관이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과 공모해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 임원 15명에게 사표 제출을 종용한 점을 직권남용으로 판단했다. 이 중 실제로 13명이 사표를 냈다.

    또 후임 인선 과정에서 청와대가 점찍은 인물이 임명되도록 공공기관 임원인사추천위원회가 내정자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하도록 지시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김웅 의원은 "블랙리스트보다 100배 나쁜 살생부이고, 청와대에서 공직을 떼강도로 빼앗아간 사건"이라며 "이것이 불법이 아니고 정상적인가"라고 따져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