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8월, 외교부 직원으로 하버드대 국비유학 중 사기업 인턴… 장남은 증여세 탈루 의혹
  • ▲ 정의용(왼쪽)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 정의용(왼쪽)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정의용 외교부장관후보자의 차남이 외교부에 복무할 당시 국비유학 기간에 사기업 인턴으로 일한 것이 확인됐다. 유학을 마친 후에는 곧바로 외교부를 그만뒀다. 이에 정 후보자가 외교부 수장으로서 통솔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5일 국민의당 이태규의원실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차남 정모(46) 씨는 2007년 7~8월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에넬그린파워'의 북미법인에서 연구보조 인턴으로 근무했다. 정씨는 외무고시 34회 출신으로, 외교부에 입부한 것은 2000년의 일이다. 

    정의용 차남, 2007년 7~8월 사기업서 인턴… 국비유학 기간과 겹쳐

    정씨는 이후 2002년부터 3년간 병역휴직을 통해 군 복무를 했고, 외교부에 복귀한 뒤인 2006년 7월부터 2년여간 외교부에서 급여를 받으며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했다. 하버드대 유학 기간인 2007년 7~8월과 '에넬그린파워'에서 일한 기간이 겹치는 것이다.

    이 기간에 정씨가 외교부와 에넬그린파워로부터 급여를 이중수령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국비유학 중인 외교관이 외국의 사기업에서 인턴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도덕적 해이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외교부 젊은 직원들의 이탈이 두드러지면서, 정 후보자가 과연 외교부 수장으로서 통솔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진다.

    외교부 "정 후보자 차남 인턴은 규정에 준하는 범위"

    다만 외교부는 정씨의 인턴 복무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 외교부는 이날 '국외연수 중인 외교관이 사기업 인턴에 복무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부처 출입기자단의 질문에 "외교부 직원은 국외연수 기간 중 공무원인재개발법 시행령 제43조 및 제33조에 의거, 연수기관의 학칙 준수 등 연수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바, 후보자 차남의 인턴 내역은 동 규정에 준하는 범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정씨는 유학 종료와 동시에 외교부를 그만두고 이직했다. 현재까지도 인턴으로 일했던 에넬그린파워 한국지사장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에는 '장남 증여세 탈루 의혹' 제기돼

    앞서 지난 1일에는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이 정 후보자의 장남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자의 장남이 2000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40평짜리 아파트로 이사하는 과정에 관한 정 후보자의 재산신고가 허위라는 주장이었다. 

    지 의원은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자료에서 "장남의 벽산아파트 구입 비용, 모친 빌라 전입 이유, 강남 아파트 거주 관련 자금 출처와 계약관계 및 증여세 납부 내역 등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소명"하라고 촉구했다.

    지 의원은 5일 통화에서 "정의용 후보자의 배우자 허위 재산신고에 따른 공직자윤리법 위반과 장남의 증여세 탈루 문제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남도 국비유학 중 사기업 인턴을 했다고 보도되는 등 장관 적격성에 상당한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