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금태섭 단일화 제안 수락… 야권 '투 트랙 경선' 주목

서울시장보궐선거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1일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의 '제3지대 선 단일화' 제안을 수락했다. '안철수-금태섭 경선'이 확정되면서 당내 경선을 진행 중인 국민의힘 밖에서 야권 단일화 바람이 거세졌다.

국민의힘에서도 긍정적 반응을 내놓으며 두 후보 가운데 승자가 국민의힘 후보와 야권 단일화를 두고 결선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예비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태섭 예비후보뿐 아니라 문재인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모든 범야권 후보들이 모여 1차 단일화를 이룰 것을 제안한다"며 "저희가 범야권 후보 단일화 예비경선 A조라면, 국민의힘은 예비경선 B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31일 금 예비후보가 서울시장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안 예비후보에게 1 대 1 토론을 통한 자체 경선을 제안한 데 따른 화답이다.

안 예비후보는 야권 단일화에 참여하는 모든 후보에게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놓겠다는 단일화 취지에 동의한다 △무너져가는 정의와 공정을 바로잡을 것을 약속한다 △경선 과정에서 일체의 네거티브나 인신 비방성 발언을 하지 않는다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단일화된 후보의 지지를 공개선언한다 △1차 단일화 경선에서 후보가 된 사람은 국민의힘 후보와 2차 단일화 경선을 통해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는 등 다섯 가지 원칙에 동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안 예비후보는 범야권의 범위가 어디까지냐는 질문에 "제시한 기준에 동의하는 분들"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문재인정권에 많은 문제가 있고, 이렇게 가면 안 되겠다고 느끼는 이들이 범야권이다. 조금 더 확장하면 우리나라의 정치를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미래지향적 관점을 갖고 정치하는 분들은 모두 문재인정권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야권 경선을 국민의힘 경선 일정에 맞춰 진행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실무 대표들이 모여 협의하면 거기서 정해질 것"이라며 "제가 일방적으로 일정을 정해 따르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금태섭 예비후보는 즉시 환영한다는 견해를 냈다. 금 예비후보는 페이스북에 "집권세력의 독주를 견제하고 권력형 성폭력으로 인한 보궐선거에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야권 후보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저의 제안을 수용한 안철수 예비후보의 결단을 환영한다. 말씀하신 조건들은 흔쾌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금 예비후보는 이어 "합의된 이상 하루라도 빨리 만나고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적어도 설 전에 만나 서울시민 앞에서 치열하게 토론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바란다"고 적었다.

국민의힘도 '안철수-금태섭 경선'이 야권 단일화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중진의원 간 연석회의 후 "우리 당 최종 후보는 3월4일 발표되기 때문에 그 이후 최종 단일화 일정 등에 대한 윤곽을 잡지 않겠느냐"며 "국민의 명령이기에 이번 단일화는 꼭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의 반응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공관위원장은 관련 질문에 "긍정적인 반응"이라며 "회의 중 안 예비후보가 금 예비후보 제안을 수용하는 뉴스가 들어와 아주 복잡하게만 여겨졌던 야권의 단일화 방정식이 훨씬 단순하고 명료해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