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 2017년 이후 최저… 중학교, 사이버폭력 가장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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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의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전체 학생의 0.9%가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유형의 학교폭력은 감소했지만 집단따돌림과 사이버폭력의 비중은 오히려 늘어났다. ⓒ뉴시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등교일수가 줄어들면서 학교폭력 전체 피해 건수는 감소했지만 집단따돌림과 사이버폭력 유형의 피해 비중은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교육부는 21일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이 지난해 9월 14일부터 10월 23일까지 실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 전체 약 357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으며 이 중 82.6%(약 295만 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이 조사는 매년 4월 전수조사와 9월 표본조사 등 두 번에 걸쳐 실시됐으나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학교 현장의 업무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9월에 한 번만 시행했다.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을 당해봤다는 학생은 전체의 0.9%로 초‧중‧고 학생 100명 중 1명꼴로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해 본 셈이다. 이는 2019년 4월 1차 조사 때보다 0.7%p 감소한 수치로 2017년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다. 학교급별 피해 응답률도 초등학교 1.8%, 중학교 0.5%, 고등학교 0.2%로 조사돼 전년보다 초등학교 1.8%p, 중학교 0.3%p, 고등학교 0.2%p 각각 하락했다.초등학교는 집단따돌림‧언어폭력, 중학교는 사이버폭력 비중 높아학생 1000명당 피해 유형별 응답 건수 역시 모든 피해 유형에서 전년 대비 감소했다. '언어폭력'은 2019년 8.1건에서 지난해 4.9건으로, '집단따돌림'은 5.3건에서 3.8건으로 줄었다. '스토킹'은 2건에서 1건으로, '신체폭력'은 2건에서 1.2건으로 감소했다. '사이버폭력'은 2건에서 1.8건으로 소폭 줄었다. '금품갈취'는 1.4건에서 0.8건으로, '성폭력'은 0.9건에서 0.5건으로, '강요'는 1.1건에서 0.6건으로 각각 감소했다.피해 유형별 비중을 살펴보면 '언어폭력'이 33.6%로 2019년(35.6%)보다 2%p 줄긴 했으나 여전히 가장 높았다. 이어 '집단따돌림' 26%, '사이버폭력' 12.3%, '신체폭력' 7.9%, '스토킹' 6.7%, '금품갈취' 5.4%, '강요' 4.4%, '성폭력' 3.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 유형 가운데 '사이버폭력'의 비중은 전년 대비 3.4%p, '집단따돌림'은 2.8%p 늘어났다. 코로나19에 따른 원격수업의 영향으로 학생 간 대면 접촉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온라인상에서 이뤄질 수 있는 학교폭력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집단따돌림' 비중은 초등학교(26.8%)에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중학교(24.3%), 고등학교(23.8%) 순이었다. '언어폭력'은 초등학교(34.7%), '사이버폭력'은 중학교(18.1%)에서 피해 비중이 높았다.또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한 학생은 82.4%, 신고하지 않은 경우가 17.6%로 확인됐다. 학교폭력을 당했을 때 부모 등 보호자나 친척에게 알린 사례가 45.3%로 가장 많았고, 학교 선생님에게 신고한 경우는 23%였다. 반면 학교폭력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로는 학생의 28.5%가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23.8%가 '스스로 해결하려고', 18.6%가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라고 응답했다.같은 학교 학생이 장난이나 이유 없이 학교폭력 많이 저질러지난해 학교폭력 가해와 목격 응답률도 줄어들었다. 전체 가해 응답률은 2019년 1차 조사에서 0.6%였으나 지난해 0.3%로 0.3%p 감소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0.7%, 중학교 0.2%, 고등학교 0.05%로 조사됐다. 학교폭력 가해자는 '같은 학교 학생'이 83.6%를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같은 학교 같은 반 학생'이 50.9%로 절반 이상이었고, '같은 학교 같은 학년 학생'이 26.1%로 뒤를 이었다.학교폭력 가해 응답자의 28.1%는 '장난' 또는 '특별한 이유 없이' 폭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17.5%는 '상대방이 먼저 괴롭혀서', 13.9%는 '오해와 갈등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가해 행위의 54.7%는 개인이 아닌 '집단 행위'였다. 가해가 일어나는 장소는 '교실 안'이 32.5%로 가장 많았고, '복도'가 11.5%, '사이버 공간'이 9.2%로 나타났다. 발생 시간은 '쉬는 시간' 36%, '하교 이후' 16%, '점심시간' 15.1% 순이었다. 학교폭력 목격 응답률은 2.3%로 전년도 4%보다 1.7%p 줄어들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4%, 중학교 1.6%, 고등학교 0.8%로 확인됐다.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한효정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지표연구실장은 "2019년 1차 조사 결과와 비교해 학교폭력 피해·가해·목격 응답률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사이버폭력과 집단따돌림의 비중이 증가한 점을 고려해 적절한 정부 대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교육부, '코로나19 상황 속 학교폭력' 분석 후 예방‧대책 계획 수립교육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 나타난 학교폭력 경험의 특징들을 살펴보고, 다음 달 중 올해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시행계획'을 수립해 실시할 예정이다.특히 사이버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관계 부처, 시‧도교육청, 민간과 협력함으로써 인터넷·스마트폰의 올바른 사용 교육을 강화하고,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 활동과 캠페인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학생들의 공동체 역량 함양을 위해 '학교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어울림)을 활용한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과의 협력으로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교원 연수를 진행할 계획이다.한편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올해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부터 학생들이 휴대전화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