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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수함·MIRV·정찰위성까지…김정은의 꿈 이룰 방법

핵추진 잠수함과 MIRV는 관련 기술 일부 보유…돈·기술 부족 '적화통일'하면 해결돼

입력 2021-01-11 16:53 수정 2021-01-11 17:30

▲ 1985년 미군이 촬영한 당시 소련의 양키급 핵추진 전략잠수함(SSBN). SLBM 발사관 손상으로 수면에 부상해 항해 중이다. ⓒ미국 국방부 아카이브-위키피디아.

김정은이 제8차 노동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신형무기를 대거 개발·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 중에는 북한의 현재 기술과 자본으로는 개발이 어려운 무기체계도 많이 포함돼 있다. 핵추진 잠수함과 정찰위성, 장거리 무인정찰기, 다탄두 개별목표 재돌입체(MIRV)가 그렇다.

김정은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 연구, 최종심사 단계”

김정은은 “주적 미국을 제압하겠다”며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천명했다. 그는 “중형 잠수함 무장 현대화 목표의 기준을 정확히 설정하고 시범·개조해 수중작전 능력을 현저히 제고할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고,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 연구가 끝나 최종심사 단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동안 ‘고래(신포)’급 잠수함의 뒤를 이을 잠수함을 개발해 왔다. 신형 잠수함은 선체 폭 10미터, 배수량은 4000~5000톤으로 추정됐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6발을 탑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만약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처럼 북한이 SLBM 6발 이상을 탑재할 신형 잠수함을 개발·건조하려 한다면, 이미 보유한 구소련의 ‘골프’급 보다는 고철로 수입했다는 소문이 돌았던 ‘양키’급 핵잠수함을 참고할 가능성이 있다.

소련이 1958년 개발을 시작한 ‘양키’급(프로젝트 667A) 핵추진 잠수함은 34척이 취역, 1980년대 중반까지 일선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냉전 이후 러시아는 1990년대 중반까지 이를 퇴역 처리했다. 이 잠수함에 탑재했던 SLBM이 북한의 ‘북극성-2형’이다. 즉 ‘양키’급 핵추진 잠수함만 있으면 ‘북극성-2형’은 별다른 개조 없이 탑재할 수 있다.

2005년 4월 몇몇 국내 언론이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를 인용해 “북한이 1993년 퇴역한 ‘양키’급 핵추진 잠수함을 고철로 수입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지만 사실 확인은 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4월 “인민군 대외사업 부문에서 근무했던 소식통의 주장”이라며 “2009년 당시 국방위원회가 대외사업국에 핵잠수함용 특수강판을 수입해 오라는 지시를 내렸고, 실제로 2014년 대만에서 핵잠수함용 특수강판을 밀수입해 평양으로 가져왔다”는 <문화일보>의 보도가 북한이 고철로 수입한 핵추진 잠수함 역설계와 연관이 있을 수는 있다.

김정은 “다탄두 개별유도 기술 연구가 마감 단계”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은 1만5000킬로미터 사정권 안에 있는 여러 개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강조했다. 김정은은 “다탄두 개별유도 기술을 더욱 완성하기 위한 연구 사업을 마감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ICBM에 탑재한 MIRV 탄두가 목표물로 향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 ⓒ미국 국방부 아카이브. 위키피디아.

다탄두 개별유도 기술은 MIRV(Multiple Independently argetable Reentry Vehicle)라고 부른다.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SLBM의 탄두부에 핵탄두 3~10개를 집어넣었다. 핵전쟁이 발발하면 적이 요격할 수 없을 정도의 대량 핵공격을 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ABM(요격미사일)을 피하려 10개의 탄두 가운데 2~3개는 가짜를 집어넣기도 했다.

MIRV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탄두를 정확한 궤도에 맞춰 떨어뜨리는 것이다. 나중에는 탄두마다 낙하속도가 다르게 설계한 MIRV까지 나왔다. 이를 개발하려면 관성유도장치(INS)와 지구위치측정체계(GPS), 재진입을 위한 소재기술이 필수다. 북한이 MIRV 기술을 가졌는지는 불명확하다. 하지만 이란이 중거리 탄도미사일 ‘코람샤흐르’가 MIRV를 장착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가능성은 높다. ‘코람샤흐르’ 미사일은 ‘화성-12형’의 수출형이다.

이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다탄두 개별유도 기술을 더욱 고도화 한다’는 말은 MaRV(MAneuverable Reentry Vehicle·기동화 재돌입체)를 개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MaRV는 대기권으로 재돌입할 때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핵탄두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떠올리면 이해가 될 것이다. 실제 2019년 5월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북한이 MaRV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지금까지도 미국과 소련 외에 가진 나라가 없다.

정찰위성과 장거리 무인정찰기 등 김정은의 꿈…문제는 돈과 기술

김정은은 이와 함께 “가까운 기간 내에 군사정찰위성을 운용해 정찰정보수집 능력을 확보하며 전방 종심(從心) 500킬로미터까지 정밀 정찰할 수 있는 무인 정찰기를 비롯한 정찰수단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저궤도에 소형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기술과 발사체는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정찰위성과 장거리 무인정찰기는 차원이 다르다. 정찰위성과 장거리 무인정찰기 개발에는 광학기술과 이미지 처리, 레이더 기술이 필수적이다. 200~400킬로미터 밖에서 목표물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초정밀 렌즈, 화상을 이미지 파일로 처리하는 센서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전파방해에도 원활하게 지상기지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 악천후 때 정찰이 가능한 합성개구레이더(SAR) 등이 필요하다. 이를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뿐만 아니라 엄청난 자본이 필요하다.

EU의 에어버스나 미국의 디지털 글로브, 소형 위성을 운용하는 큐브샛 같은 민간위성업체가 성업 중이기는 하지만 이는 기술과 자본이 결합했기에 가능했다. 앞서 설명한 핵추진 잠수함을 완성시키기 위한 기술과 소재, MIRV를 MaRV로 고도화하기 위해 필요한 소재와 부품 모두 돈과 기술이 필요하다. 그런데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어 기술도입이 어렵다. 환치기 조직이나 다크웹에서 암호화폐를 이용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달러’를 사용하는 국제 결제망을 피할 수 없으므로 자본조달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5년 이내에 앞서 언급한 무기를 갖추겠다고 장담했다. 가능한 방법은 누군가 기술과 자본을 대주거나 한국을 적화통일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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