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내 집 마련 기회 주자"며 라디오서 제안… 전문가 "오히려 집값 오른다" 난색
  • ▲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데일리 DB
    ▲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데일리 DB
    가파른 집값 상승으로 부동산 책임론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이 31일 무주택자에게 '1인당 1억원씩, 금리 1% 대출'을 허용해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주자"고 제안했다. 

    무주택자 중 중위소득 이하(1인가구 167만원, 4인가구 451만원) 월세가구에 이처럼 지원하자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월소득 451만원 이하의 4인 가구는 대출 4억원을 1% 금리로 지원받게 된다. 

    그러나 민주당이 내년 4·7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를 불과 3개월 앞둔 시점에서 이러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또 부동산시장을 왜곡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서울 아파트 중윗값 9억' 지적에… "아파트만 집이냐" 발끈

    노웅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 대표적 민생과제는 부동산 폭등"이라며 "무주택자나 주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1인당 1억원씩, 1% 금리의 주택금융을 줘서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행자가 '4명이 한 가족이면 4억을 지원하는 것이냐'고 묻자, 노 최고위원은 "그렇다"며 "그냥 무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주택금융공사 대출금리가 1.8%인데, 그 중에서 0.8%의 2차 보존을 해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최고위원은 "노인이나 장애인, 아이가 있는 주거빈곤계층에 대해서는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것도 방법"이라며 "월세 사는 설움, 어렵게 사는 사람도 주거비용을 줄여서 돈도 모으고 좋은 집은 아니더라도 다리 뻗고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부동산정책의 중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전국 집값은 8.35% 올라 1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서울지역 아파트의 중위 가격은 역사상 처음으로 9억원을 돌파했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주장이 아니냐'는 진행자의 지적에 노 최고위원은 "집이 아파트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발끈했다. 가파른 집값 상승으로 무주택 서민이 서울지역의 아파트 매입은 어려우니 다세대·연립주택(빌라) 등을 염두에 두고 이 같은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국민 세금으로 선심" "오히려 집값 오른다" 비난 봇물 

    이 같은 노 최고위원의 주장에 야당은 "선거를 앞둔 선심성 묻지마 살포"라고 반발했고,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을 왜곡할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내년 보궐선거를 앞두고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니 묻지마 살포를 하려는 것"이라며 "자기들 돈으로 주는 것도 아니고 국민 세금으로 선심성 지원을 하자는 것인데, 이분들이 점점 이성을 잃어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저소득층 무주택자에게 대출 4억원을 1%로 지원하면 서울의 아파트는 몰라도 빌라는 살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게 확정되면 너도 나도 사려는 심리로 빌라 가격이 오르고, 아파트 값도 올라 오히려 부동산시장을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30일에도 소외계층(노인·저소득층·장애인)에 월 1만1000원의 통신비를 자동감면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선거를 앞둔 '선심성 퍼주기'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